기사입력시간 22.01.24 14:11최종 업데이트 22.01.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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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의협 11개국 vs 간협 90개국 진실 공방…간협, 리스트 요청은 '거절'

의협 "간호법 실제 유무 확인해 판단" vs 간협 "유럽간호연맹(EFN) 가입국 전체를 보유로 해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제정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와 간호협회 간 가짜뉴스 공방이 치열해 지고 있다.

‘전 세계 간호법 제정 국가 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간호법 재정 국가 수’ 등 통계에서 의료계와 간호계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간호법 제정 90개국 리스트 공개 안해 사실관계 확인 어려워

24일 의료계와 간호계에 따르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는 ‘간호법을 갖고 있는 해외 국가 수치’다. 

그간 간호계는 그동안 간호법 제정의 정당성을 설명하면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90개국이 독자적인 간호법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일 자료에 따르면 간호법 제정국은 96개국까지 늘어난 상태다. 

간협의 주장에 따라 각 지역간호사회, 간호대학생, 언론까지 해당 수치를 인용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시간호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미 전 세계 90개국이 독자적인 간호법을 갖고 있다. 의료계의 주장이 맞다면 왜 세계 90개국이 독자적인 간호법을 갖고 있겠느냐"면서 "이들 나라에 간호법이 있다는 것은 간호 업무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해당 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명확한 리스트가 없고 간협 측이 공개도 꺼리고 있어 사실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 이정근 부회장은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의협, 병협, 간협, 간무협이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 1월 10일 첫 회의 당시 간협이 주장하는 간호법이 있는 90개국 리스트를 요청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간협 대표 조차도 정확한 명단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오는 26일 2차회의까지 명단을 다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디게이트뉴스 측도 간협에 공식적으로 간호법이 존재하는 90여개국 리스트를 요청했다. 내부 논의 후 자료 공개 여부를 알려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거절 당했다. 

간협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공개는 불가하다는 것이 현재 간협의 방침이다. 리스트 공개로 인해 오히려 의료계 내 갈등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게 비공개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OECD 38개국 중 11개국 VS 33개국…“간협 주장은 아전인수격”
 
OECD 회원국(38개) 간호법 유무 현황. 사진=의료정책연구소

OECD 회원국에 국한한 간호법 제정 국가 수 통계도 논란의 대상이다. 의료정책연구소에서 19일 공개한 자체 조사 결과, OECD 38개국 중 간호법이 있는 국가는 11개 뿐이다. 

의정연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간호법을 보유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캐나다, 콜롬비아,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일본, 리투아니아, 폴란드, 포르투갈, 터키 등 11개로 30%에 불과했다.
 
간호법이 없는 국가는 벨기에, 칠레, 코스타리카, 에스토니아, 프랑스, 헝가리, 이스라엘, 이탈리아, 대한민국,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멕시코, 영국 등 13개 국가였다.

그러나 의정연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해당 주장에 대해 간협은 20일 곧장 반박 성명을 내고 "OECD 38개국 중 간호법이 있는 나라는 33개국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들 단체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양측에 모두에게 확인해 본 결과, 정확한 법체계와 코드 등의 형식을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 간호법 유무를 판단한 의정연과 달리 간협은 유럽국가간호연맹(EFN, European Federation of Nurses) 가입국은 별도의 간호법이 없더라도 간호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EFN 가입국은 26개국으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등이다. 

간협 관계자는 "의협은 법에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으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EFN 가입국은 모두 '통합된 유럽연합(EU) 간호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EU 간호지침은 간호사의 정의, 자격, 업무범위, 교육, 전문 역량 개발 등 우리나라 간호법이 지향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의정연은 간호사와 관련된 사항이 법률의 일부(Law, Act) 또는 하위법(Regulation, Order 등)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도 단독법이 없다고 봤다.

의정연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은 "간협의 주장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논리다. 정확하게 영미권 법령인 Law나 Act, Code 형식의 법령이 있어야 간호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며 "이런 주먹구구식 계산은 국민에게 호도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협은 간호사 처우개선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을 보면 처우개선에 대한 항목은 없다. 실제는 간호법이 미국의 '널싱홈'처럼 간호사 단독개원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정연 우봉식 소장도 "간협의 주장은 아전인수격이다. 의정연은 간호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보건부 홈페이지, 법제처 사이트 등에서 최신 동향까지 모두 확인했고 확인이 어려운 경우 대사관까지 연락을 취해 조사했다"며 "정확한 집계를 위해 조사 기간만 한달반 정도가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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