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1.26 07:25최종 업데이트 23.01.2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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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법제화' 코로나 3년만에 의·정 테이블로…정부·여당 입법 의지

의협 "필수의료 등 시급한 과제 먼저 논의…비대면 진료 무조건 반대 아니지만, 의원급·재진 중심 주장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30일부로 '권고'로 전환됨에 따라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산업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시한부' 제도였던 비대면 진료에 대한 현 정부의 제도화 의지가 강력한 상황에서 26일 열릴 의정협의체에서도 비대면 진료가 논의 주제로 거론될 예정이다.

비대면 진료라면 학을 뗐던 의료계도 비대면 진료 시행 3년 새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대한의사협회도 자체 연구를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다만 '필수의료' 등 시급한 논의과제부터 논의한 뒤 '환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해 의료계가 주도권을 갖고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5일 "26일(오늘)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만나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 주제가 다뤄진다"고 말했다.

시한부 제도 한계 속 여당과 정부 '비대면 진료 제도화' 강력 드라이브

비대면 진료는 그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제도로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와 함께 중단될 예정인 시한부 제도였다. 하지만 2020년 2월 이후 약 3년간 의료 현장에 스며들면서 '비대면 진료'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 등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제도화를 약속했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포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의료계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결사 반대 움직임과 2020년 9.4 의정합의를 통해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하기로 약속하면서 제도화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2020년 9월 의정합의 당시 비대면 진료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실내 마스크 의무 조치 해제를 앞두고 시행되는 이번 의정협의는 당시 의정합의에서 약속한 4가지 사안이 중점 논의 주제이며, 비대면 진료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 정부는 경기 불황 속에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산업을 신산업 먹거리로 바라보고 산업계 육성의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 399억원을 투자해 비대면 진료기술 개발 및 실증연구를 추진해 ICT 기반 비대면 진료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문제는 '법'이다. 현 의료법 상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의사 환자 간 '원격 진료'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강병원 의원이 각각 비대면진료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에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도 지난해 말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현재 국회에는 3건의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사실상 여야 모두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여당 지도부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러한 규제를 혁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료계에 협조를 요청해 왔다"며 "국민 삶의 질과 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개혁을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입법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의협, 필수의료 논의 우선…비대면 진료 제도화 의협이 주도권 가져야
 
자료=의료정책연구소 '비대면 진료 필수 조건 연구'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도 수년 전과 분위기가 변했다. 지난 3년간 비대면 진료가 활발히 시행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비대면 진료 완전 철폐를 주장하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홍보이사는 "비대면 진료 논의에 앞서 소아청소년과, 지역 의료 공백 등 필수의료 위기 문제가 더 심각하고 우선순위에 있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의정협의체에서는 당장의 현안에 대한 대화를 통해 현실적 개선과 타개책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하며, 그 이후에 비대면 진료 산업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당장 소아과 진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부터 논의하자고 하면 현장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홍보이사는 "그렇다고 부정적인 자세로 모든 논의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주요 현안이 먼저 논의가 되면 향후 발전적인 부분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비대면 진료 필수 조건 연구'를 진행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해당 연구를 통해 비대면 진료의 대원칙으로 ▲대면진료가 원칙이고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 수단이다 ▲비대면 진료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 정책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등 3가지를 내세웠다.

따라서 이번 의정협의에서 의협은 비대면진료의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논의의 주도권을 의료계로 가져온 다음, 의료계가 원하는 방향의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이연 이사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협 안은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를 토대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재진 중심, 안전성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다. 특히 비대면 진료는 보조이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를 산업적으로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과는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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