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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과의사의 다양한 진로, 제약 산업·의과학 연구·입원 전담·중환자실 전담까지

    2018 길병원 내과학교실 연수강좌,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 개척하는 임상의사 소개

    기사입력시간 18.11.19 06:09 | 최종 업데이트 18.11.19 06:09

    사진: '2018 가천대 길병원 내과학교실 개원의 연수강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사로서 다양한 길에 대한 전망이 소개됐다. 신약 개발부터 출시까지 과정에 참여하는 제약의사부터 연구자의 역할을 강화한 의사과학자, 병원 내에서 전문성이 강화된 입원전담 전문의와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등이 제시됐다. 

    가천대 길병원 내과학교실은 17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2018 길병원 내과학교실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산업 현장에서 '제약회사 의사(Pharmaceutical physician)'로서 도전

    '제약회사 의사'는 제약산업 현장에서 신약 개발, 임상시험, 승인 등 전 과정에 참여한다. 세엘진 이수현 이사는 '제약회사 의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의사로서 다양한 분야로 역할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이사는 "제약회사 의사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오로지 환자를 낫게 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일이 의학에서 미덕이었다면 제약의사는 사회 제도 내에 있는 사회정책과 산업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제약의사는 산업 시스템이 무엇이고 각 국가의 제도를 알고 경제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보험 적용을 받아야 환자가 약을 이용할 수 있는데, 개발한 약이 환자에게 실제로 쓰이기까지 실질적인 일을 도맡는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과 공공 보건에 기여하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제약회사에 들어가는 길이 끝이 아니다. 제약회사 의사로서 경험은 더 다양한 길로 의사들을 인도할 수 있다. 다시 환자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제약회사 의사의 처우는 대학병원 의사보다 조금 더 많이 받고 성공한 개원의보다는 적게 받는다고 보면 된다. 휴가를 최소 3~5주 쓸 수 있다. 주말에는 쉬고 주말에 일하면 일하는 날에 하루 쉴 수 있다. 의사로서 제약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개원한 분들도 할 수 있는 분야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신약이 승인받기까지 제약회사 내에서 과정은 Drug Discovery, Preclinical, Clinical Trials, FDA Review, Scale-up to Mfg. 등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의사는 어느 단계에서든 일할 수 있다"며 "신약개발은 보통 1만개를 시작하면 1개를 승인 받는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제약회사에서 일한 지 5년 됐다. 대학병원 교수로도 3년 있었는데 대학에 있을 때보다 현실에 밀접한 일을 한다"며 "제약회사는 기업이다보니 타임스케줄에 기반한 연구를 한다. 대학 등 연구기관보다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된다. 일단 연구를 하면 돈이 들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제약의사는 학회에 가서 새로운 흐름을 빨리 파악해야 하고 경제적 문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임상 승인이 FDA보다 어렵다. 식약처에 한 달에 두 번 오송에 가서 담당자를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승인을 받아야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셈이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지난 4월에 네이처 사이언스에 발표된 한 논문은 한국의 유방암 환자 발생 연령대인 40대 후반과 미국의 유방암 환자 발생 연령대인 60대 후반의 차이가 20년이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며 "환자 유전체 샘플을 3년간 연구했는데 제약회사는 분석을 수백번 돌리더니 결국 자사 기존 약과 맞는 근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람도 크다. 전체 참여자 20명 중에 네 번째 저자로 이름을 올려서 뿌듯했다. 또 연구가 연구를 부르고 약과 연결되는 과정을 경험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제약회사 의사는 분명 도전적인 분야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약회사에 들어와 약과 관련해 활약하고 있다. 능력을 펼치기 자유로운 곳이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전공의들이 실전에서 겪는 경험이 굉장히 유리하다. 새로운 분야로 자기 역량을 넓힐 수 있고 직업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공부를 하다가 스스로 교수는 아닌 것 같고 개업도 어렵다 싶으면 제약회사 의사에 도전하기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최형진 교수.

    의사의 관점으로 환자 위한 연구 수행하는 '의사과학자'의 길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최형진 교수는 '의사과학자'의 매력으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수혜를 환자의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연구를 한다는 장점을 밝혔다. 그는 연구자로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과학자'의 길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Speak Yourself. 방탄소년단이 UN 연설에서 한 말은 '당신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말하라'였다. 13년 전 내 길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어느 누구도 이 길로 오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내과 전문의를 하다가 연구자로서 의사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연구분야는 기초연구과 응용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분야에서 연구를 하면 된다"며 "그동안 자연과학은 자연과학대로 DNA 연구를 해왔지만 이 연구결과가 환자에 대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의사과학자는 이 연결고리를 채울 수 있다. 모든 과학자, 모든 의생명과학자의 목표는 진리탐구와 인류구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생명공학은 최근 많이 발전했다. 의사과학자가 되려면 공학도의 툴을 직접 할 줄 알거나 할 줄 아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는 의과학과가 있다. 자연대와 의학이 만나서 만나 여러가지 연구를 한다. 의사과학자는 임상 경험에 따라 기초의학 의사과학자와 전문의 의사과학자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외국에는 의사과학자들을 위해 프로그램이 따로 있다. 1년차땐 똑같이 진료하고 연구전공의를 하는 제도도 있고, 7년 동안 길게 연구하는 과정도 있다. 미국에는 전공의 때도 연구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내과에서 지냈던 3~4년차 시절에 진료는 많이 하지 않고 연구를 많이 하며 보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음식에 대한 쾌락이 왜 우리를 뚱뚱하게 만드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쥐의 특정 부위에 레이저를 설치해 켰더니 엄청 많이 먹었다. 레이저를 끄면 쥐는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바이러스를 넣은 쥐는 건포도를 아주 적극적으로 찾았지만 바이러스를 넣지 않은 쥐는 그렇지 않았다. 이를 두고 맛집탐방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런 문제는 환자들이 고민하는 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생물학자는 먹는 행위에 복잡한 단계가 있다는 사실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의사이다 보니 다르게 봤다"고 밝혔다. 

    그는 "감정이 살 빼는 문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우울한 사람은 살이 잘 빠지지 않았다. 진료현장에서 환자에게 무조건 '떡 먹지 마세요' 말고 '어떤 감정으로 떡을 먹느냐'고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심리학, 화학공학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임상연구를 했다. 내과의사는 연구팀장으로서 종합하는 역할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 돌보는 '입원전담 전문의(Hospitalist)'의 비전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 전문의(Hospitalist) 김준환 교수는 환자와 의사, 간호사 만족도를 높이는 입원전담의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입원전담의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직종 자체가 새롭고 생소해 입원전담 전문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입원전담 전문의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돌보는 의사를 일컫는 직종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 전문의의에 대한 개념은 1996년 논문에 처음 실렸고 현재 미국에는 입원전담 전문의가 총 6만1000명으로 전체 의사의 7~8%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은 까닭은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 보험 체계, 환자 안전,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 등 문제가 이었다. 이 때문에 어떻게 전문의가 환자를 24시간 볼 수 있게 할까 시스템을 연구했고 그 결과 입원전담의가 대안으로 제시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연구결과 환자의 재원 기간과 의료 비용을 줄였다. 또 환자의 재입원율을 줄였다. 미국에서는 이 제도에 대한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고 입원전담의 시스템을 학문으로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입원전담 전문의를 도입한 배경의 첫 번째는 환자의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공의법으로 전공의의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과 전공의 수련 기간과 외과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제로 변경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입원전담 전문의 시범사업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며 "전국 입원전담 전문의는 지난 7월 기준으로 72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6년 9월에 처음 도입됐는데 주춤하다가 지난해 수가 인상으로 수가 소폭 늘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종양내과 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근무패턴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서울아산병원은 2주 동안 평일 근무를 하고 1주는 오프다. 다음 1주는 야간근무를 하면 그 다음주는 1주간 오프다. 일주일 내내 야간근무를 해야하는 일이 힘들 수 있지만 오프기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7년 전국 입원전담전문의 실태조사 결과, 워라밸과 임상트랙에 비해 논문 부담이 적은 측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금전적 보상은 적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원전담 전문의의 장점은 면담을 많이 하기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는 2배 높게 나왔다. 간호사들의 만족도는 8배 높게 나왔다. 간호사 업무 특성상 콜 처리를 못하면 퇴근을 할 수 없다. 간호사들은 입원전담의가 콭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에 밥먹을 시간이 생겼다고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입원전담 전문의가 정착했지만 한국에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역할과 책임이 정확하지 않은 점이 고민이다"며 "병원 경영진의 이해 부족과 낮은 재계약 안정성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팀제로 움직이고 있어 온오프 편하게 할 수 있다. 워라밸 측면 때문에 미국에서도 인기가 있다"며 "내과학회가 예상하듯 20년 뒤에는 내과 입원전담의에 대한 수요가 5000명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

    중환자 살리는 보람 느끼는 '중환자 전담의(Intensivist)'로서의 삶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는 생사를 넘나드는 중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실 의사로서 보람과 고민을 밝혔다.

    조 교수는 "중환자실의 역사는 나이팅게일이 램프를 들고 죽어가는 병사를 살피며 라운딩을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며 "중환자의학은 최근에 많이 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중환자실은 예전과 달리 인공호흡기를 달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전에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가면 죽는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당장 환자가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으므로 중환자실에는 '선수'가 와야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랑 돌면서도 '네가 선수가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항상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2004년 당시 41세 아미오다론 폐독성(Amiodarone pulmonary toxicity) 환자가 나를 이 길로 이끌었다"며 "아미오다론은 당시만 해도 많이 쓰는 약이 아니었는데 환자가 우여곡절 끝에 살아서 나가게 됐다"며 "그때 이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논문 열심히 쓰는 일은 좋아하지 않고 환자 돌보는 데 도움 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업무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썼다. 그런 내용으로 논문도 쓰게 됐다"며 "중환자실에 내과에 대한 기본지식을 가진 의사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환자의 특징은 복잡하고. 이런 특징 이해할 필요 있다. 환자가 왜 나빠졌는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An Approach to Critical Care(중환자 관리 접근법)'을 지키면서 동시에 치료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삶은 팀으로서 삶이 중요하다. 의사 1명이 잘한다고 중환자를 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국내에 호흡 곤란 환자들을 치료하는 호흡치료사(Respiratory therapist)가 필요한데 아직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1주일에 한 번 특정 환자에 한해 중환자실을 개방하고 의사, 환자 가족, 원무과 직원, 사회복지사 등과 함께 하는 라운딩을 시작했다"며 "많은 인력이 집중돼 투입되면 환자가 산다. 중환자실 의사로서 그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환자실 의사들에게 '절대 혼자서 판단하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스스로 착각하거나 도취하지 말고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최근 고민은 연명의료과 중환자실 치료의 경계"라며 "연명의료가 중환자실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연명의료는 어디까지 가야할 것인가 판단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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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다연 (dyjeong@medigat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