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6.13 06:14최종 업데이트 16.06.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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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기준'에 분통 터지는 의료인들

횟수제한 등 심각 "삭감 겁나 청구 포기"



보건복지부가 고시하는 '요양급여기준'에 대한 의료인들의 불만이 여전히 높다.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12일 대한임상보험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요양급여기준의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의사들이 수가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는데, 급여기준에 대해서는 울분을 토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만큼 요양급여기준에서 인정하지 않는 의료행위로 간주해 삭감하는 게 많다는 것이다.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따르면 건강보험 요양급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료 필요성이 인정되고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경제적으로 비용효과적이어야 한다.
 
문제는 심평원이 진료의 필요성 여부를 평가(심사)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즉,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더라도 삭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의료행위 내지 치료재료라 하더라도 가격이 비싸(비용효과적이지 않다면) 급여화할 수 없으면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의사들이 의학적 비급여(임의비급여)로 적발돼 환수에다 과징금 처벌까지 받는 게 현실.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세 가지 급여기준 개선을 위한 검토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적응증(증상, 상병, 인정요건 등)과 관련, 이의신청과 삭감이 많은 것을 급여기준 세부사항 고시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발생빈도가 적지만 급여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례별 심사'를 통해 요양급여로 인정하는 것을 검토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예들 들어 '방사선 치료는 두경부암, 전립선암, 뇌종양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 게 아니라 '두경부암, 전립선암, 뇌종양 외의 적응증에 사용한 경우 사례별로 인정한다'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급여 인정횟수를 제한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00행위는 2번까지만 허용한다'는 것에서 탈피해 단계적으로 인정횟수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어떤 의료행위를 2회까지 인정하면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기본적으로 2회를 청구하는 게 현실"이라며 "만약 이를 3회까지 인정하면 다들 '기본 3회'로 청구할 것이라는 게 심평원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심사조정(삭감)과 관련한 민원이 발생하는 원인은 뭘까?
 
의료인들은 삭감이 발생하면 "기준이 잘못 되었다" "기준이 없다" "기준을 알 수 없다"고 불만을 쏟아낸다.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여기서 말하는 기준은 '급여기준'이 아니라 심평원의 '심사 과정'"이라면서 "대부분의 민원은 심평원과 의료기관간 소통 부재에서 발생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과 심평원이 요양급여기준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보니 이런 민원이 초래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그는 "특정 검사 내지 진료비 청구가 급증하면 심평원은 그 행위에 대해 선별집중심사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급여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확인을 엄격히 한다"면서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삭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산심사로 전환되는 것 역시 삭감 대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심평원 직원이 직접 심사할 때 놓쳤던 급여기준 미충족 사안들이 전산심사로 전환되면 꼼꼼히 확인되기 때문에 삭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상병명에 따라 행위, 약제의 필요성이 설명되기 때문에 이를 잘 명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진료하고도 청구 못하는 게 부지기수"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의 발표 직후 질의 응답에서 급여기준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30여년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A씨.
 
A씨는 "요양급여 횟수제한에 대해 심평원과 상당히 심각한 시각차가 있다"고 꼬집었다.
 
A씨는 "예를 들어 주사수기료를 2회까지 산정할 수 있다고 하면, 심평원은 1번 놓고 두 번 산정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2회까지만 인정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훨씬 적게 산정하는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주사제를 투여하려면 손 소독을 하고, 약제와 안전주사침을 준비하고, 다시 손소독하고, 주사하고, 폐기물 처리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논리로 주사수기료 횟수를 제한하다보니 행위를 하고도 청구를 못하는 게 부지기수"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학술대회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공감을 표시했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행위나 검사도 급여기준을 초과하면 비급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임의비급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가의 의료행위나 치료재료를 '급여 불가'로 묶을 게 아니라 비급여로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년 전 논란이 됐던 위 조직검사에 사용하는 일회용 겸자(biopsy forceps)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회용 포셉 구입 단가는 2만 2천원대.
 
그런데 일회용 포셉 구입 단가를 포함한 수가는 8천여원.

그러다보니 의사들은 일회용 겸자를 소독해 재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언론은 2014년 의사들을 부도덕하다고 몰아붙였다.
 
정부는 이 문제가 터진 후에야 일회용 포셉 비용을 별도 수가로 인정했다.
 
의료행위나 치료재료를 보험 급여화할 수 없다면 비급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보장성강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여기준 #심평원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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