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9.26 07:57최종 업데이트 15.09.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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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명절날 차례를 피하는 법

부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추석일까?

꿈 깨라. 그런 것 없다.

그냥 한국이란 곳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해라.
 
정기적인 온라인 송금에도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찝찝함마저 임계점에 다다르면, 명절은 그런 마음을 한 번에 털고 갈 좋은 기회다.
 

토요일 진료 수입까지 포기하며 아침 일찍 서둘러 경부선 어딘가에 다다른 이상, 며칠 동안은 마음을 비우고 시부모께 져주기로 맘먹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지도 모른다.
 
애당초 아들에게 헌신을 다한 엄마와 그 아들을 매개로 엮여있는 상황에서, 시부모에게 이성적인 사고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더 무서운 건,
그녀 중 일부는 심지어 본인이 남들과는 다른 '쿨한' 시어머니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출처 : 채널A

 
지금의 젊은 의사들은 빠른 핵가족화에 맞춰 성장하면서, 각양각색의 가정환경을 갖는다.

그런 다른 환경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획일적이던 '명절 시월드' 모습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1.상호 합의형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합의점을 찾는 방법이다.

자식 내외는 명절 전주에 미리 가서 벌초도 하고 인사를 드린다.
 
교통 혼잡을 피해 여유 있게 방문해서 자식으로서 할 도리 다하고, 명절날은 좀 편하게 쉴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부모님과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고, 방문 뒤에도 부모님의 뒤끝 존재 유무를 지속해서 관찰해야 한다.
 

2.여의사 우대형
 
서울 모 대학병원의 30대 여교수.
 
그녀는 남들만큼 명절이 부담스럽진 않다. 시댁이 서울에 있어서 장시간 고생하면서 움직일 필요도 없을뿐더러, 의대 교수라는 이유로 시댁에서 바쁘겠거니 다 이해를 해 주기 때문이다.

음식 준비 때문에 먼저 가는 일도 없고, 갈 때마다 모든 음식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다.
 


출처 : tvN


또 다른 30대 여 임상의.

남편이 독자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서둘러 시댁을 일찍 가진 않는다.

시댁도 늦게 가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

물론 결혼 초기에는 이것 때문에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았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별로 개의치 않는단다.
 
둘째 애까지 임신한 지금 본인의 '선택 폭'은 더 넓어졌다.


 

출처 : SBS


 
3.시부모 독립형
 
결혼 3년 차에 자녀를 하나 둔 모 의사.
 
의사인 시아버지 역시 명절날이 간만의 휴가인지라, 골프나 해외여행 등을 다니며 시부모들만의 시간을 보내길 원하신단다.
 

명절날의 뜨거운 가족애를 체험하고 며느리 솜씨를 발휘해보고 싶었다는 그녀.

특별히 며느리를 찾지 않으니 명절날 가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서운하다나?
 
누구에겐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다.
 
 
번외 : 여전히 끔찍한 '효자 아들 소유형'


출처 : 유투브

효는 미덕이 아니다.

그것은 시월드의 카탈라아제와 같다.
 

여기저기에서 들어온 추석 선물을 부모님 드린다며 바리바리 챙기는 남편의 모습을,

모 여의사는 마냥 훈훈하게 쳐다볼 수만은 없었다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명절일까?
 
일주일 전부터 기대는커녕 심란함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명절은 더 이상 가족애를 확인하는 날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격식만이 남겨졌지만, 섣불리 합리성만을 강조하며 눈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싶은 여의사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표현하기도 어려운, '과도기적 애매함'이라고 생각하자.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들을 둔 엄마의 이성에 너무 기대지 말자.

본인보다 수십 년을 더 사셨던 어른들을 바뀌게 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미 여러 차례 ‘명절 시월드’를 경험했던 선배 여의사들은 반드시 결혼 전 시댁의 명절 문화를 체험해 보길 충고해왔다.
 

어쩌면 인내심을 한 번 더 발휘해 남편과의 관계라도 보존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톡식한 윗년 차, 별난 교수들 비위까지 맞추면서 수련의 생활에서 살아남은 당신들이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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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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