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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협 "부실한 전공의 수련교육 민낯 드러낸 서울백병원 사태, 정부가 바로잡아야"

    "경영난 이유로 레지던트 수련 포기 일방 통보한 인제학원 이사회 규탄"

    기사입력시간 19.04.05 15:35 | 최종 업데이트 19.04.06 21:0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경영난을 이유로 서울백병원의 레지던트 수련 포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논란을 일으킨 인제학원 이사회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백병원은 수 년째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2019년도 전공의 모집을 했으나 최근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한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파장이 커지자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TFT에서 2020년도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은 "서울백병원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서울백병원 사태와 관련해 인제학원은 2020년도 인턴과 레지던트 선발을 기존처럼 진행하겠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 사태와 관련해 뒤늦게나마 옳은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면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을 마치 선심인 양 포장하며 끝까지 여론을 호도하려는 교활함과 모든 문제를 ‘서울백병원 탓’으로 돌리고 여전히 배후에 숨는 치졸함을 반성치 못하는 인제학원 이사회를 가장 강력한 목소리로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협은 "서울백병원 사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전공의가 얼마나 취약한 존재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사가 되라며 이들을 훈련시키는 교육수련체계가 얼마나 근본 없는지를 우리 사회에 낱낱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한 명의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의학교육과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이 최소한의 조건이다. 길게는 13년 또는 그 이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전적으로 민간의 영역에 맡겨져 있다"며 "여기에는 각종 규제만 가득할 뿐 어떠한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국민은 알 수 없었던 우리 의료계의 과거이자 현재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이는 결국 경영자들이 힘없고 목소리 작은 전공의들을 가르쳐야 할 교육생이 아니라, 싼값에 고용할 수 있는 의사 노동자로 잘못 인식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대한민국 의료와 국민건강 수준을 향상하는데 헌신해온 의료기관들이 이제는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비극에 대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일부는 마치 기다렸다는듯 이 모든 것이 전공의법 때문이라며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법은 악습과 폐단으로 점철된 그동안의 관행에 대하여 원칙과 이치를 제시할 뿐이다. 지금 전공의법을 탓하는 자들은 그들이 경영하는 의료환경이 악습과 폐단 없이는 유지될 수 없을 만큼 병들어있음을 스스로 고하는 것이다"며 "만일 정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올바르게 인식하였다면 전공의에 대한 착취와 그들의 희생으로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가는 교육수련체계를 바로잡기 위하여 이제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전공의 교육수련에 대한 국가 지원, 수련 내용에 대한 독립적 평가와 인증기구 마련, 현실적인 이동수련 절차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대전협은 "역량 있는 전문의 양성을 위한 전공의 교육수련 과정의 국가 지원은 급선무다"며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할 수 없다. 인제학원 이사회가 그러하였던 것처럼 전공의를 값싼 소모품으로 인식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와 철저한 응징이 필요하지만, 어려움 가운데서도 최선의 수련환경을 고민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키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관에는 그 노력에 상응할 국가 차원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교육수련의 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 독립적 평가 및 인증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기관을 대상으로 한 현행 수련환경평가제도는 양적 평가에 큰 비중을 두어 교육수련의 내용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과목이라 할지라도 수련기관의 지역이나 규모에 따라 수련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특히 기피 과목으로 알려진 육성지원과목의 부실한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에 대한 문제가 누차 지적되었음에도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수련 중인 전공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이동수련 절차를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당사자 전공의가 직접 이동수련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옮겨갈 병원은 여전히 병원 간 합의를 통해 결정하게 돼 있다. 협조가 부족할 경우 새로운 수련기관을 찾지 못하거나 수련환경이 오히려 열악한 곳에 배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따라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동수련 제도를 상시 운영하여 수련환경과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후보군을 알리고 이 과정에서 전공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이번 서울백병원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온 전국 전공의 노동조합 지부 설립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서울백병원의 레지던트 수련 포기 논란으로 피해를 받게 될 서울백병원 인턴들은 일시적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백병원 인턴들의 파업으로 인한 빈자리는 선배 레지던트들이 환자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자발적으로 채웠다.

    대전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제학원 이사회 측은 레지던트 수련 포기 등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는커녕 ‘당장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전공의들에게 강요와 협박으로 일관했다"며 "전공의노조는 올바른 환경에서 올바른 가르침을 요청하는 전공의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보호막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어짊과 덕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고(故) 백인제 박사의 정신이자 인제학원의 건학이념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인제학원 이사회는 어질지 못했고 덕도 없었으며 세상을 구하기는커녕 그들이 가르치겠다고 약속한 전공의마저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신뢰를 쌓기란 어렵지만 잃었던 신뢰를 다시 쌓을 어려움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 내년도 레지던트 선발은 당연히 지켰어야 할 약속이며, 이미 한 번 무너뜨린 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사회가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서울백병원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켜볼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태로 인해 마음의 깊은 상처를 입었을 서울백병원 전공의들과 특히 이 험난함을 견디다 못해 청운의 꿈을 접고 사직한 2명의 인턴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며 "의사로서의 첫 출발이 쉽지 않았던 인턴을 포함한 우리의 동료 전공의들이 이제는 부디 안정을 되찾아 더욱 역량 있는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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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다연 (dyjeong@medigat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