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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국가 중 의사 1인당 환자 진료횟수 최고, 3분 진료의 한국...코로나19에서 역량 발휘 '아이러니'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20.03.20 13:39 | 최종 업데이트 20.03.20 13:39

     

    #92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강원도에서 공중보건의사를 하던 시절의 일이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는 10월~11월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었다. 수만 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독감 백신을 주사하는 일이었는데, 배정된 의사는 나뿐이었고 간호사는 2명이었다.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열을 재고, 과거 병력 평가를 하고 기존에 백신 거부 반응이나 기타 알러지가 없는지를 조사하고 주사를 하고 이상 반응이 없는지 관찰을 해야 했다.

    우리는 하루에 최대 500명 이상을 매일 접종했다. 볼펜으로 사인을 하기에 손이 아파서 내 사인이 새겨진 도장을 파야 했을 정도였다. 개인적인 고생을 생색내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은 전국 보건소에서 10월이 되면 당연한 일이었을 뿐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각 나라의 의료 체계와 역량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심각한 수준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면서 이에 대해 다양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는 이탈리아의 높은 치사율의 원인으로 인구당 의사 수 부족과 병상 수 부족, 재정 악화로 인한 공공 의료 시스템 부실 등을 꼽고 있다. 유럽에서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독일이 8개, 프랑스가 6개인 반면, 이탈리아는 3개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의사와 간호사 수는 각각 3.99명, 6.71명으로, 의사 수는 주변 유럽 국가와 비슷하고 간호사는 적은 편이다.

    그리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재정 악화로 인해 의료비 지출을 계속 줄여 왔다. 현재 이탈리아는 GDP대비 8.9% 가량을 경상의료비로 지출하는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런데 이 통계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과 비교를 해보면 의구심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고작 GDP의 7.6%를 경상의료비로 지출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이고 활동하는 간호사의 수는 6.9명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점은 바로 '의료 이용 횟수'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6.6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압도적 1등이고, OECD 국가 평균(7.1회)보다 2.3배 높고 스웨덴(2.8회)에 비하면 7배에 달한다. 그리고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3개로 일본에 이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즉 의사, 간호사 1명이 평소 담당하는 환자가 타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음을 의미한다. 의료진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많은 환자들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역량이 코로나 사태 같은 환자 쓰나미에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은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의 방역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고, 환자의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은 현장에서 밤새 고생하는 의료진들 덕분이다. ‘3분 진료’라는 비아냥을 만든 한국의 과부하 의료 시스템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현장에서 상상도 못할 짐을 짊어지고 쓰나미를 막아내고 있는 모든 의사 간호사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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