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2.01 12:09최종 업데이트 15.02.0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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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갈 지(之)자 행보...

필자는 아내에게 신용등급이 매우 낮다. "그래 오늘은 일찍 들어 올게..걱정마 술 안마셔."라고 하고는 피치 못할 약속으로 술에 취하여 집에 간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일찍 가려해도 일을 하다보면, 특히 의사협회의 대변인 노릇을 하다보면 원하지 않게 늦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해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2년여 동안 협회 생활을 하면서 필자는 완전이 신용 빵점 가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국민이 느끼는 정부의 신용등급은 얼마일까?
 
며칠전 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보류하겠다는 기사가 나왔다. 뭥미?

여론이 바뀐 연말정산으로 안좋아지니까 민심수습용으로 나온건가?  사실 필자도 2014년 연말정산을 해보니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1년 6개월간 돈들여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통해 나름 고심하여 만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여론이 안좋으니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하는 건 너무 속이 들여다 보인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의 두 가지 큰 틀은 부과체계와 지불체계이다. 현행의 지불체계는 너무 할 말이 많아 일단 넘어가더라도 부과체계는 참 문제가 많다.

가진 것 많는 사람은 많이 내고 없는 사람은 덜 내는 것이 부과체계의 핵심이다. 그런데 과연 가진 사람이 많이 낼까? 필자는 절대 NO 라고 생각한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와서 의료급여(진료 받고 본인 부담금 안내는 경우)로 진료받고 유유히 가는 사람을 흔히 본다.


이러한 불공정한 부과체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미룬다는 것, 그것도 이미 대안 마련까지 끝난 사안을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 하루아침에 없었던 걸로 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그런데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오늘은 당정간의 협의에서 다시 부과체개 개선을 진행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러려면 잡음 안생기게 그냥 진행하던지, 술먹고 비틀거리는 아저씨 걸음걸이도 아니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정말 한숨이 나온다.

또한 국장, 차관도 아닌 장관이 발표한 사안을 또 뒤집는다는 것이 개그프로를 보는 것 같다.

 

정부가 하는 일에 이유가 없는 일이 없겠지만, 국민의 마음은 나의 아내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어려울 때 가장 명심해야 하는 것은 원칙이다. 당장 상황이 어렵다고 원칙을 저버리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나라의 원칙은 국민이고 국민은 노력한 만큼 잘 살기를 원한다.

제발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숙고하여 그에 걸맞는 정책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국민에게 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얻기 위해서...

#송형곤 #의협 #대변인 #응급의학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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