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1.07 06:39최종 업데이트 19.11.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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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항소심 쟁점, 간호사 분주행위 때 주사기·수액줄 등 어느 부분에서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나(종합)

검찰 "오염된 싱크대에서 분주, 주사기 계속 손으로 만져 오염에 따른 균 감염이 확실"

재판부 "분주 행위 당시 어느 부분에서 오염됐는지 명확히 검증해야 피고인 과실 인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의 쟁점은 분주 행위를 할 때 어떤 과정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될 수 있는지였다. 검찰은 오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지만 반복행위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변호인은 사후 오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재판부는 분주 행위에서의 과실과 환아들의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따른 패혈증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정종관)는 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7명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2017년 12월 16일 오후 9시 32분~10시 53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집단으로 숨졌다. 피고인인 의료진 7명(조수진 교수 등 교수3, 전공의, 수간호사, 간호사 2)은 지질영양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에 따른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보고서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보고서를 근거로 2018년 4월 4일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됐다. 이 중 의료진 3명(교수 2, 수간호사)은 법정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 13합의부는 올해 2월 21일 형사1심에서 의료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전공의를 제외하고 의료진 6명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는 분주행위를 막지 않은 주의의무 소홀은 인정했다. 하지만 스모프리피드 분주행위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따른 패혈증 사망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검찰 "분주 행위에서 손 오염으로 시트로박터균 감염, 피고인들 유죄" 주장 

검찰은 분주 행위에서의 과실로 환아들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해 사망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검사는 “1심에서 피고인들의 과실이 대부분 인정됐으나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나왔다. 정확한 판단이 누락됐다”라며 “간호사들이 분주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검체, 싱크대, 주사기 등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균의 유전자형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검사는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피고인들의 과실과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의 인과관계 여부다. 당시 주사 준비 과정에서가 아니라 사후적으로 오염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폐기물에서 검체를 수거해 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1심에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그러나 수액줄 길이는 1.5m에 달한다. 수액줄 끝에 쓰리웨이가 닫혀있는 상태로 추정됐고 균이 수액줄을 타고 이동할 가능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라며 “스모프리피드가 환아들에게 투여되고 나서 임상경과와 유전자 검사결과가 모두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의한 사망을 증명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서도 분주과정에서 오염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검사는 “전공의는 피교육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고 간호사들을 지도감독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주의의무 위반도 적용되지 않았다. 3년차 전공의였지만 실제로 4년차 전공의는 시험 준비 때문에 가장 높은 지위의 전공의로 일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도감독의 의무가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전공의는 환아들에게 수액을 주는 시간을 기재해야 하지만 기재하지 않았고 관행에 없었던 새로운 처방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소아감염 전문가인 감정인 2인의 감정진술과 감정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검사는 “이들은 역학 전문가가 아니고 소아 환자를 사후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이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들과 서로 바라보는 가중치가 다르다”라며 “감정인들은 대부분 진술에 의존하고 있고 막연한 추측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별한 증거 없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시트로박터균의 사후 오염 가능성을 크게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정인은 진술에서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망원인을 판단할 수 없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했다”라며 “감정서 두 개가 가장 중요한 증거로 재활용하면서 판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사는 “간호사들이 분주를 준비했고 이 때 분명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환아에게서 정확한 수액을 준비할 의무가 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도 발견됐다”라며 “사후적으로 오염됐거나 각각 주입됐다면 사망 환아들의 시트로박터균 유전자형이 일치할 수 없다. 분주 과정에서 오염될 것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검사는 “환아들은 12월 1일부터 13일까지 특이한 임상 증상이 보이지 않았다. 기존 임상 증상은 사망과 인과관계 가능성이 없다. 패혈증도 진행되지 않았다. 12월 15일 환아들에게 스모프리피드를 투여한 이후에 갑작스럽게 비특이적 반응이 생긴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져있어서 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빨리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는 “시트로박터균 외에는 다른 가능성은 없거나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급기야 해당 결과가 발생했고 환아들이 사망했다. 시트로박터균 감염은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게 된 상당한 원인을 제공했다. 이와 관련한 일본 논문의 요약본을 증거로 제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재판부 "분주 행위 어느 부분에서 오염됐는지가 명확해야"  

재판부는 분주 과정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분주 과정과 어떻게 분주를 하는지, 분주행위의 어떤 부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병, 수액세트, 쓰리웨이, 니들, 주사기, 시린지 펌프, 수액줄, 필터 등을 한꺼번에 보고 싶다. 직접 보고 물어보면서 답변하면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분주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다는 부분이 명확해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인지가 명확하게 나와야 한다”라며 “간호사 2명이 어느 부분에서 오염시키는 행위를 한 것인가. 간호사 2명이 전 부분에서 관여하진 않았고 관여한 부분이 나눠져있다. 각자의 책임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 자리에서 검사는 당시 이대목동병원 간호사의 분주 행위를 담은 동영상을 틀었다. 분주 행위를 한 이후에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명히 했다. 

검사는 "동영상을 보면 간호사들이 분주를 하면서 싱크대, 수도꼭지 등에 맨 손으로 닿는 부분이 있다. 전체가 오염이 된 공간에서 분주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사기 , 시린지 등에 그대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어느 부분에서 감염됐는지 특정되지 않은데, 이럴 때 간호사 2명에게 집중 추궁을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 개별적 책임이 명확하게 입증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어느 부분에서 오염됐는지 추정할 뿐, 명확하지 않다"라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추정이어도 높은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간호사 피고인의 행위에서 어느 한 부분이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있고 이에 따른 분주 행위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 간호사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액세트를 꽂을 때 감염 가능성과 주사기를 꽂는 과정에서 손이 주사기에 닿을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법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서 오염이었는지가 밝혀지지 않으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실에서도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한다.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 과실과 사망의 인과관계에서 조사가 충분이 됐는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균이 묻어서 주사기 칩에 닿다가 환아에게 주사기 침을 찌르면 균이 투입된다. 균의 오염 경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매번 같은 행위가 반복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을 추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당시 쓰리웨이는 45도 정도로 닫혀 있어서 검사가 동일한 쓰리웨이를 가져다가 실험했다. 당시에 쓰리웨이도 닫혀있는 것으로 봤다"라며 "수액줄에도 어느 정도는 수액이 차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액줄 1.5m를 타고 올라가서 균을 확산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 "손 오염 단정짓기 어려워"…오염 가능성 입증이 중요한 쟁점될 듯  

변호인들은 손 오염을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질병관리본부 등이 수행한 모든 역학조사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조모 교수와 전공의 변호인 이성희 변호사는 “조사 자체가 객관적이거나 공정하지 않았다. 국과수와 질본이 모여서 수차례 회의를 했다.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는 보통 6개월~1년이 걸리는데도 2달 만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국과수도 검체 채취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쓰리웨이, 수액줄 등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손의 오염은 단정지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주사기가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경찰이 우주복을 입지 않고 이를 싱크대에 버렸다. 사후 검체를 수거할 때 준비가 안된 상태였고 24시간이 지난 이후에 쓰레기통에서 채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정인들이 동업자이고 비전문가라고 폄하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통해 70%의 가능성만 인정했다”고 했다.  

심모 교수의 변호인인 유화진 변호사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증인신문 당시 손 오염에 따른 가장 흔한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손 오염이 아니라며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고 이야기했다. 수사 과정에서 시트로박터균은 스모프리피드에서 급격하게 증식을 할 수 있어서 더욱더 위험하다는 기재변경을 했다”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균은 단순히 세균 한 마리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확산한다. 농도차에 의해 급격하게 증식할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검찰이 수액줄 내에서는 균 증식이 불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일단 질본이 했던 모든 조사자료를 검토해보고 여기에 대해 반박해야 한다며 질본에 자료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질본, 이대목동병원, 보건복지부 등에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추후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과실과 환자들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과실에서 만약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 단순히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라며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에서 조사가 충분히 돼있는지  증명해봐야 한다. 검찰 측에서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분주 과정에서 오염된 것인지, 의료진의 어떤 과실에 의한 것인지 상당한 입증 단계가 있어야 한다”라며 “개별 분주행위가 있다고 하면 간호사 피고인 누구에게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이들 각각 또는 전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질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도 분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오염 가능성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입장에서도 원심이 잘못 판단한 것이 있다면 포함해주길 바란다. 중요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지만 오염 가능성이 큰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분주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 피고인들이 의료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이 주장하는 감염 경로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항소심의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8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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