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8.01 06:10최종 업데이트 18.08.0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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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와 23앤드미의 신약개발을 위한 개인 유전체 데이터 빅딜

[칼럼] 테라젠이텍스 김태형 이사

사진: 픽사베이

[메디게이트뉴스 김태형 칼럼니스트]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23앤드미(23andMe)는 7월 25일(현지시간) 자신들의 고객 유전체 데이터를 제약사와 공유하기로 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라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이었다. 계약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GSK는 3억 달러(3350억 원)를 23앤드미에 투자하고 4년간 독점적으로 23앤드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기업 정보 제공업체 피치북(PitchBook)은 이번 빅딜로 23andMe의 기업 가치가 지난해 17.5억 달러(약 1.9조 원)에서 25억 달러(약 2.8조 원)로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3월 26에 열렸던 국제 코호트 학회(International Cohorts Summit) 에서 GSK의 유전학 연구소장인 매트 넬손(Matt Nelson) 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신약개발 시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 보다 2배 이상 임상시험 성공률이 높았고, 2018년부터는 신약개발에 유전체 데이터의 활용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23앤드미와의 유전체 데이터 활용을 위한 빅딜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개인 헬스케어 분야의 구글을 꿈꾸며 아주 파격적인 가격(99달러)으로 개인 유전체 서비스를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 23앤드미는 현재 약 500만 명 이상의 개인 유전체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23앤드미 고객 중 80%는 의학 연구에 참여하겠다고 이미 동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1월, 23andMe는 처음으로 제넨텍(Genentech)과 파킨슨 병을 연구할 목적으로 첫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 국제 코호트 학회(International Cohorts Summit), GSK의 유전학 연구소장인 매트 넬손(Matt Nelson) 발표 자료

지금까지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아이슬란드에 기반을 두고 아이슬란드 성인 인구의 50% 이상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한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자회사 넥스트코드 헬스(NextCode health)는 2015년 자신들의 유전체 데이터와 함께 회사가 암젠(Amgen)과 우시(Wuxi)에 인수돼, 우시넥스트코드(WuXi NextCODE)라는 이름으로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발표했다. 이후 3200억 원 정도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약 1조 원을 훌쩍 넘어가는 회사로 성장했다.
 
UK바이오뱅크(UK Biobank)는 50만 명의 60만 개의 DNA정보를 모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바이오젠(Biogen), 화이자(Pfizer), 리제네론(Regeneron) 등 6개 글로벌 제약사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약물 개발에 활용하는 계약을 하기도 했다.

리제네론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지역의 가이징어 헬스 시스템(Geisinger Health System)과 제휴해 환자 25만명의 전장 엑솜 서열(Whole Exome Sequence)과 전자 의무 기록(EHR)을 확보해 신약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개인의 유전체 데이터와 임상(설문) 정보를 활용해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 유무에 따른 변이를 가지는 사람들을 선별해 신약개발의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이고 개인 맞춤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에 있다.
 
예를 들면 LRRK2 유전자에서 발견되는 파킨슨 병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변이의 경우 환자 약 100명 중 1명만 발견돼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하려면 환자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했었다. 하지만 23앤드미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는 LRRK2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수백 명의 고객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이 정보를 기반으로 GSK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남아 있다. 익명화돼 데이터를 제약회사에 제공함으로써 개인정보 침해의 위험은 없다 하더라도, 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연구 목적으로 제공한 것을 회사가 영리적인 목적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추후 23앤드미가 어떤 보상안을 개인들에게 제안할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보상안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이 없으므로 이슈가 있을 듯해 보인다. 23앤드미 플랫폼은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연구 참여 및 데이터 공유를 철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의 경우 엄격한 규제로 유전체 분석 기관이 유전체 데이터를 서비스한 이후 모든 데이터를 폐기해야 하고 연구에 활용할 수 없게 구조화돼 있다.
 
최첨단 유전체 분석 기술은 계속적으로 발전해 의학적 연구에 크게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미 많은 글로벌 제약회사와 유전체 분석 연구소와 회사가 이를 활용해 미래의 고통 받는 환자들을 돕기 위한 질병 진단 및 신약 개발을 위한 큰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 정책과 윤리적 논의가 현재 과학발전과는 너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GSK와 23앤드미의 신약개발을 위한 개인 유전체 빅데이터 활용 계약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테라젠 # 김태형 # 칼럼 # GSK # 23andMe # 유전체 # 신약개발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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