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03 15:52최종 업데이트 26.01.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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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치료가 오히려 유산·사산 촉진?…의료 전문가들 "한약재 독성 위험 있어 난임치료 아닌 가해"

의협 한특위·산부인과학회·산부인과의사회 등, 3일 '한방난임치료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 개최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와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방난임치료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과학적 검증을 먼저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독성 연구가 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를 하는 것은 난임치료가 아니라 오히려 배아에 대한 가해다. 특히 난임 여성 자연임신율이 28.9%인데, 한방난임치료 임신성공률은 12.5%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방 난임치료'의 국가지원과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의료계와 의학계가 한방난임치료가 오히려 여성과 배아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지원사업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와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방난임치료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과학적 검증을 먼저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현장 의료 전문가들은 그동안 진행된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사진=대한산부인과의사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된 한방난임사업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한방난임치료를 통한 임상적 임신율은 불과 12.5%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난임 여성의 자연 임신율인 24.6%에서 28.7%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 의학의 보조생식술은 압도적인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체외수정(IVF) 시술의 평균 임신율은 36.9%이며, 인공수정은 13.0%로 나타났다. 특히 25세에서 29세 사이의 여성군에서는 체외수정 성공률이 48.4%까지 도달하며, 이는 한방난임치료 성공률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의협 한특위 박상호 위원장은 "난임치료는 단순히 개인적 선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난임 부부의 건강과 생명,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안전과 직결된 고도의 전문적 영역"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한방난임치료를 국가가 지원하거나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는 국민 건강권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방 난임치료의 안정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한방난임지원사업에서 처방되는 한약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산부에게 복용 금기로 규정한 약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약재들은 임신 초기 배아의 발달을 저해하고 자궁 수축을 유발하여 유산과 사산을 촉진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방난임사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온경탕'과 '배란착상방'의 핵심 성분인 목단피(Paeonia suffruticosa)는 의학적으로 명백한 임신 금기 약재이다. 식약처는 목단피가 유산 및 조산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함유한 모든 한약제제에 대해 임부 복용 금기 설정을 하고 사용상 주의사항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부자, 천오 등 아코니툼(Aconitum) 속 식물에서 추출되는 알칼로이드인 아코니틴(Aconitine)은 더욱 치명적인 생식 독성을 나타낸다. 아코니틴은 심각한 부정맥을 일으키며, 산모의 심장 기능 마비뿐만 아니라 태아의 사산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상호 위원장은 "난임 치료에 사용되는 다수의 한약 처방에는 임신 중 사용 시 태아 기형, 유산, 장기 독성 위험이 지적된 약재들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는 한약 복용과 관련한 심장 독성, 중금속 노출, 유산 위험 증가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비판했다.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한의원마다 안정성과 유효성도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남발하고 있어 한방 치료에 표준화가 안된 것도 문제"라며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하느라 시간을 할애한 여성의 경우 임신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보조생실술조차 시도하지 못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복지부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수행한 연구에서 한약재 목단피가 수정란의 착상란의 착상 과정을 억제, 초기 임신을 저해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효과나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대한보조생식학회 김미란 학술부회장(아주의대 산부인과 교수)은 "난임카페에서 정보 듣고 왔다고 한방난임시술에 대해 병원에 와서 물어보는 환자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안전성, 효과성에 대한 관련 자료가 없으니 어떻게 답하기가 힘들다. 다만 한방 치료의 독성이나 안전성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방난임치료는 배아 생명체에 대한 가해"라고 했다. 

이날 각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한방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의 독성, 기형 유발 가능성, 유산율 및 출생아 건강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 ▲한의계는 근거 없는 주장을 중단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 없이 제도화를 요구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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