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의원 "두 명의 생명을 구하는 산부인과, 두 명의 배상을 해야 하는 위험한 과가 됐다니"
산부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축사 "피가 아닌 돈과의 싸움이 된 과...산부인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
이주영 의원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21일 “국민 건강을 위해, 다음 세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부인과가 살아야 한다. 산부인과가 살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4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 축사에서 “산부인과는 저에게 참 특별한 과다. 의대에 들어가고 의사가 될 결심을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가슴 뛰었던 장면이 바로 분만을 처음 참관했을 때”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의과 3학년 때 당시 3년차 레지던트가 전화로 '아직 분만 못 봤지? 빨리 와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때 산부인과 레지던트 3년차가 집도하는 분만을 처음으로 참관했다”라며 “그때만 해도 레지던트 3년차가 기꺼이 분만을 받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그때 분만의 장면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산부인과를 전공할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설렘의 처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의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긴 했지만,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교수 시절을 함께 한 것은 언제나 산부인과 의사들이었다.
이 의원은 “갑자기 분만이 있다고 NICU(신생아중환자실)에 있다가 응급 호출을 받아서 분만장에 가곤 했다. 왜 이시간인지 투덜거리면서 갔지만 분만장에서 수술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려가며 분만을 받는 선배들과 선생님들을 보면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 그 시절의 추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출산과 소송 이슈로 전공 기피는 물론 분만을 그만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미용으로 전향하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의원은 “그때 산부인과는 정말 아름다웠던 과였다. 지금은 두 명의 생명을 구한다는 산부인과의 아름다움이 두 명 몫의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험한 과가 됐다"라며 "우리는 그때 산부인과를 학문적으로 피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해다. 가장 다이나믹하고 가장 활기 넘치는 과라고 자부심을 가졌다. 이제는 피와의 싸움이 아니라 돈과의 싸움이 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도에만 여러 건의 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민원 등으로 경험하고 있다"라며 "제 딸이 과연 대한민국에서 출산을 경험할 수 있을까하는 위기감마저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의원은 “아름답게 생각하고 가슴 설레며 존경해마지 않았던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군가가 산부인과를, 소아과를 선택하겠다고 이야기해도 아무도 '왜'라고 묻지 않는 그 아름답던 시절을 되돌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국회에서도 계속 용감하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