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0.10 10:28

코로나19 '美기업 파산'에 엇갈린 평가…경기부양책 협상에 쏠린 시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파산보호신청을 놓고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낮다고 본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파산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기업 경기는 현재 논의 중인 경기부양책 협상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파산협회의 에드 플린 컨설턴트가 조사해본 결과 올해 미국 전체 기업 중 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보호신청을 한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기업과 그 계열사를 모두 개별 기업으로 계산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모기업과 계열사가 없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보면 지난 3~9월 중 파산보호신청 건수는 전년대비 2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플린 컨설턴트는 설명했다.
이달 4일에 끝나는 한 주에 미국 파산법 제7조, 9조, 11조, 12조, 13조, 15조 등에 따라 파산보호신청을 한 전체 건수는 1년 전 같은 주에 비해 3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당초 코로나19 경기 침체로 인해 파산신청이 몰려들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러한 급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플린 컨설턴트는 "꽤 놀라운 숫자"라고 말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조치 등이 이뤄지면서 각국에서는 기업의 파산보호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제 그러한 조치가 이뤄진 지 반년이 지났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엄청난 붕괴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였었다"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4월 이후 경기침체와 회복에 대한 경기 지표를 살펴왔다. 메리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일 이를 바탕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기 침체로부터 놀랍게도 제한적인 흉터 효과가 나왔다'는 제목으로 현 상황을 전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는 파산 관련 데이터가 양호한 상태와 함께 폐업한 많은 기업들이 다시 문을 열고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 건수가 지난 10년 평균보다도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와 봉쇄 조치 이후 기업활동의 회복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메리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파산이 늘고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5000만달러 이상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기업파산지수는 지난 2월 100을 하회했지만 최근 223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도 미국 비금융 기업의 파산 리스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과 겨줄 정도이며 제11조 파산보호신청은 2013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외신은 미국 법률서비스업체 에피크를 인용해 올해 1~9월 중 미국 기업의 파산신청건수가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하고 9월에만 78% 늘었다고 보도했다. 에피크 측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받지 못한 소규모 기업들이 주로 파산보호신청을 했으며 현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파산 신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파산을 놓고 시각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파산법상 여러가지 나뉘어 있는 파산신청 기준 등의 차이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앞으로 기업들이 추가로 파산신청을 할 것인가 하는 여부다. 이에 11월 대선을 앞두고 핵심 이슈로 떠오른 미국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협상 타결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지난 7일 미국 경기부양책의 핵심이었던 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를 받았던 기업의 86%가 이를 모두 소진했으며 49%는 향후 12개월 내에 추가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은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30여분간 통화를 하고 경기부양책 규모를 기존의 1조6000억달러에서 1조8000억달러로 증액해 제안했다고 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므누신 장관과 펠로시 의장의 통화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의 수정안에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는 솔직히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제시한 것보다 더 큰 부양책을 원한다"고 말했고, 트위터에서도 "코로나 부양책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통 크게 가라(Go Big!)"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가 다시 대화를 재개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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