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9.28 12:05

연말까지 전셋값 오름세 전망…주거불안정 커진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치솟고 있는 전셋값이 적어도 연말까지는 급등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전세시장이 조만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미 전셋값 급등으로 인한 서민 주거불안정과 깡통전세 우려가 과도하게 커졌다는 분석이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KB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전셋값 전망지수는 142.6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이 지수가 117.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3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전셋값 전망지수는 KB가 각 지역의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가격이 상승할 지 하락할 지에 대한 전망을 조사를 해 0~200 범위의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 할수록 2~3개월 후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선 중개업소 전망대로라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5월 105까지 떨어졌지만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논의가 본격화한 6월 129.9를 기록하며 전셋값 상승 우려가 급격히 확대됐다. 7월 말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인 8월과 9월에도 각각 140.2, 142.6를 기록하며 전망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실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선 최근 전셋값이 매맷값에 근접하거나 역전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청백 49.77㎥(이하 전용면적)는 7월29일 2억25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지난달 25일 1억9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며 매맷값과 전셋값 차이가 3000만원으로 좁혀졌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86.6%에 달한다.
강서구 방화동 에어팰리스 14.5㎡의 경우 지난 7월1일 1억800만원에 매매가 됐지만 같은달 24일 전세계약은 1억1000만원에 체결됐다.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오히려 200만원 비싸진 셈이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역전된 '깡통주택'은 추후 집값이 안정기에 들어가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전셋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추후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가면 자칫 대규모 역전세난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다만 매매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KB의 서울 매맷값 전망지수는 이달 108.8을 기록해 여전히 100을 넘고 있지만 최근 3개월간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주간 조사에서는 이미 서울의 매수우위지수가 85.2까지 떨어져,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KB부동산 리브온측은 "전셋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전세시장 안정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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