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9.07 10:27

'네이버 부동산' 제재한 공정위…남은 쇼핑·동영상은

공정위,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가 지배력 남용…카카오를 사실상 시장에서 배제"
네이버 "무임승차 막고, 지재권 보호하기 위한 차원…법적 대응 검토"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네이버 부동산 부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네이버의 부동산과 쇼핑, 동영상 부문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해 칼을 겨누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선 부동산 부문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는 쇼핑과 동영상도 '공정위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플랫폼 분야 불공정거래를 규제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나선 공정위가 이에 앞서 대표적인 국내 플랫폼 공룡기업인 네이버에 일종의 '본보기'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C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 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10억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카카오의 부동산 시장진입을 막았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자신의 부동산정보 제공 서비스 확장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정보업체들과 제휴를 시도했지만 네이버의 방해로 모든 제휴시도가 무산됐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매물정보를 수집하려는 카카오의 시도가 무산됨에 따라 카카오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고 봤다. 카카오의 매물량과 매출이 급감했고, 2018년 4월 이후 카카오는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중이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네이버는 경쟁사업자의 위축으로 인해 관련 시장 내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며 "결국 최종소비자의 선택권이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정당한 지적재산권 행사'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게 한 매물정보는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의 '확인매물정보'로 이는 허위 매물을 근절해 이용자에게 정확한 매물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지난 2009년 네이버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라며 "경쟁사인 카카오에서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런 비용이나 노력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네이버는 '무임승차' 막고 '지식재산권'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고 반박했다.
네이버는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가 부동산에 이어 쇼핑과 동영상 부문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공정위는 부동산 제재가 쇼핑, 동영상의 심의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국장은 "각 건은 다 행위사실이나 시장획정이나 이런 부분들이 독립적이라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별개의 건이고 심의가 진행 중인데다 사안에 대한 NCND(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입장) 원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송 국장은 "쇼핑부문은 지난달 19일 전원회의를 하고 합의속개가 돼있는 상태"라며 "동영상은 9월 중에 전원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의 네이버 부동산 부문 제재는 정보통신기술(이하 ICT)분야 특별전담팀에서 조치한 첫 번째 사건이다.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해 거래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한 '멀티호밍(multi-homing) 차단'을 제재한 것이다. 업계에선 공정위의 제재를 두고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행위를 본격적으로 제재하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앞두고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공정거래법은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갑을관계가 인정돼야 처벌이 가능하지만 플랫폼 공정화법이 시행되면 '갑을관계'를 따지지 않고도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제재가 가능해진다"며 "이번 네이버 제재는 플랫폼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행위를 부각시켜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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