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서는 경기확장국면 속 하반기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대선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퇴임으로 현실적으로 2분기 통화정책의 휴지기는 불가피하겠지만, 하반기 금리인상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와 물가 압력이 발생하는 경기확장국면에서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전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지난 하반기부터 3차례 금리인상으로 이제 기준금리는 1.25%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신규 대출을 일으킬 때 변동금리 대신 고정(혼합형)금리를 선택하려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대출 손님 대부분은 금리변동형 상품을 찾았는데, 지금은 80~90%가 금리고정형을 찾을 정도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신규 주담대를 받을 때 금리 고정형과 변동형 가운데 어떤게 유리할지를 직원과 상담한 후 고정형을 선택하는데, 금리인상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최근에는 아예 금리고정형 상품으로 마음을 결정하고 대출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금리고정형 신규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는 각각 4.01~5.21%, 3.78~4.59%, 3.83~5.13%, 4.14~5.54%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금리 상·하단 모두 4대은행 중 가장 낮다. 신한은행의 경우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3.64~4.69%로 상단이 고정형보다 높은 ‘역전현상’까지 발생해 고정형 금리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부쩍 많아진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신규 대출자 10명 중 8명은 금리가 더 낮게 형성돼 있는 금리변동형 상품을 선택했지만 인플레이션 때문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신규 가계대출의 82.3%가 변동금리를 따랐던 상황.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확대와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금리변동형 보다는 고정형 상품 판매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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