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19 08:47

[위크리뷰]정부 "내년 3.2% 성장"…한은 "저금리, 전셋값 주범 아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정부가 지난 17일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2%로 제시했다. 올해 말과 내년 초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돼 하반기 중 백신 상용화를 전제로 삼은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수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은 전망치다. 3단계 거리두기 격상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표된 '장밋빛 전망'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번 겨울을 넘어 내년까지 진행될 경우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0%)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번 겨울을 넘어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소비위축이 분명히 내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게 되면 내년 성장률은 2%대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정부가 전셋값 급등의 요인으로 지목한 저금리가 주된 요인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전셋값 상승은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데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내년 3.2% 성장 전망…3단계 격상시 성장률 하향조정정부는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은 -1.1%를 예상했다. 1988년(-5.1%)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이다.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이 함께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성장률 전망치를 계산했다. 올해 부진했던 수출은 8%대 성장으로 바닥을 딛고 일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민간소비도 올해 마이너스 부진을 딛고 3%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내년도 취업자는 경기 개선과 수요 회복에 힘입어 15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23만1000명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에도 22만5000명 감소할 전망이다. 고용률(15∼64세)은 올해(65.8%)와 비슷한 65.9%를 예상했다.
내년 경상흑자는 630억달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가팔라져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엔 내년 3.2%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예상했다. 가장 수위가 높은 3단계가 시행될 경우 당장 연말부터 식당·카페, 숙박업종이 큰 타격을 받게되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합동 브리핑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강진형 기자aymsdream@




내수소비 활성화 방안 제시…신용카드 추가 소득공제 '양극화' 우려도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내수소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에는 신용카드를 올해보다 일정 수준 더 사용하면 소득공제를 100만원 더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공제율 15~40%에 추가로 100만원 한도 내에서 10% 추가 공제혜택을 준다. 연간 신용카드 사용액은 통상 5% 이상 증가하는데,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된 만큼 증가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은 30% 인하한 3.5%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한다. 3자녀 이상이나 출산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전기요금 복지할인 대상자에는 고효율 가전 구매금액의 20%를 돌려준다.
고용 분야에선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를 내년에 한해 한시 개편하기로 했다. 고용을 늘려 1인당 700만~1200만원(중소기업 기준) 세액공제를 받았다가 올해 불가피하게 고용을 줄인 기업에 공제분을 토해내는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고 애초 3년간 받을 수 있던 혜택 기간도 유지해준다. 코로나19로 취업 기회를 잃은 청년들에겐 인턴과 비슷한 형태의 일 경험 일자리를 제공한다. 민간 8만명, 공공 2만명 등 총 10만명 규모로 지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기대보단 우려가 크다.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이 소비 여력이 있는 부류에 집중돼 오히려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년 뒤 소득공제 받을 것을 감안해 돈을 더 쓰진 않기 때문에 시차 문제도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주열 "코로나 이어지면 성장률 낮추는 요인"…"저금리, 전셋값 상승 주된요인 아냐"한편 한은도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 총재는 "감염병 확산세가 이번 겨울을 넘어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소비위축이 분명히 내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다만 경기를 받쳐주는 수출을 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백신 보급으로 빨리 진정될 수만 있다면 수출은 생각보다 호조를 보일 수 있고, 코로나19 확산세로 전망 불확실성은 높은 만큼 올 겨울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전셋값 상승의 원인이 저금리라는 지적에 대해선 국토교통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가 전셋값 상승 요인의 하나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셋값은 수급 상황, 정부 정책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전셋값은 지난 6월 이후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저금리 기조는 그 이전부터 상당 기간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전셋값 상승은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데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물가안정 목표(2%)를 유지하고, 현행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방식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영향으로 올해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 중반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운영 방식을 바꾸면 오히려 큰 불확실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내외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기존 방식을 유지하게 된 배경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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