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정부가 올해보다 10조원 늘린 110조원 규모의 민· 관 투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취약계층에게는 104만개의 정부 직접 일자리가 제공된다. 또 신용카드를 일정 수준 더 사용하면 소득공제를 100만원 더 해주고, 승용차 개별소비세도 30% 인하한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한 동학개미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는 정책을 통해 내년 경제 성장률을 3.2%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성장률 역성장은 22년 만이다.
정부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1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내년 경제정책의 틀은 경제회복과 선도형 경제로 대전환을 이루기 위한 적극적 경제운용, 경제활력 제고, 민생·지역경제 활성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지속성장 대비, 포용성·공정성 강화 등 '3+3 정책 패키지'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내년도 경제 정책 방향의 핵심 기조로 제시하면서 "재정·금융 등 정책 수단을 집중해 기업들과 함께 민생경제의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소비진작 정책을 통해 내년 3.2%의 경제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는 내년에도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상반기 재정 집행 수준을 역대 최고인 63%까지 끌어올리고 정책금융공급 규모도 495조원까지 늘린다. 다만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한시적 조치는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전제를 담았다.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내수 소비와 고용 회복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내년 투자 회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공기관, 민자사업, 기업투자를 통틀어 총 110조원 투자 프로젝트에 나선다. 공공기관 투자는 역대 최대 수준인 65조원 규모를 계획 중이다. 민자사업은 13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굴한다. 도로, 철도 등 기존 민자사업에 더해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그린 스마트스쿨 등 새로운 유형의 사업까지 찾기로 했다. 기업투자는 28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전자상거래 물류시설 건립, 석유화학공장 증설 등이다. 공공 청·관사 복합개발사업은 주택 약 1400호, 총 6900억원 규모 사업 7건을 올해 안에 착공할 예정이다.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내년 소비 증가분엔 별도의 소득공제를 제공키로 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보다 5% 이상 늘어난 신용카드 사용액에 현행 15~40%인 공제율에 10%를 얹혀 적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공제 추가를 감안해 현재 200만~300만원(총급여수준별)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도 300만~400만원으로 높인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은 30% 인하한 3.5%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한다. 3자녀 이상이나 출산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전기요금 복지할인 대상자에는 고효율 가전 구매금액의 20%를 돌려준다.
고용 분야에선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를 내년에 한해 한시 개편하기로 했다. 고용을 늘려 1인당 700만~1200만원(중소기업 기준) 세액공제를 받았다가 올해 불가피하게 고용을 줄인 기업에 공제분을 토해내는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고 애초 3년간 받을 수 있던 혜택 기간도 유지해준다.
코로나19로 취업 기회를 잃은 청년들에겐 인턴과 비슷한 형태의 일 경험 일자리를 제공한다. 민간 8만명, 공공 2만명 등 총 10만명 규모로 지원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증시를 떠받친 동학개미를 장기 투자로 유도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일정 기간 이상 주식을 보유하면 세제 지원을 주는 방식이다. 지원 방안은 내년 중 마련해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맞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리츠나 펀드 등이 가미된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고자 건설임대의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는 등 세제 지원안도 제시했다.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이다.
대토보상권을 리츠에 출자해 주식으로 받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방식의 3기 신도시 보상자금 흡수 방안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에는 3조5000억원 이상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내년 초 제시할 예정이다. 전기료 납부기한도 3개월 연장한다.
공정경제 차원에선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을 제정하는 등 플랫폼 생태계 규제에 나선다. 배달앱과 렌터카 등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바꾸고 체육시설을 시작으로 서비스 가격표시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실행 전략을 가동하고 21조원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도 본격화한다.
홍 부총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내 위기를 온전히 극복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에 의해 코로나 방역이 완전 통제될 때까지 경제에 있어 '방역이 곧 백신'이자 '회복의 대전제'"라며 "국민들께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는 것, 그리고 경제회복과 반등에 합치된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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