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17 11:26

"돈풀기 끝나는 시점이 진짜 위기, 부작용 최소화 준비해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내년에도 세계적인 돈 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돈 풀기가 끝나는 시점이 '진짜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한국은행ㆍ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돈을 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역대 최대로 늘어난 유동성을 거둬들일 때를 대비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美, 계속 돈 푼다지만…여전한 의구심17일 한은은 이날 새벽 발표한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놓고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한은은 Fed가 향후 자산 매입 기간과 규모를 명확히 해 내년에도 신용 흐름을 지원할 것으로 밝힌 것은 기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FOMC 정책결정문을 보면 비둘기적(통화 완화)ㆍ매파적(통화 긴축) 기조가 혼재돼 이 부분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돈 풀기를 결정했다고 해서 안심하고 시장 흐름을 바라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올겨울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접종 결과에 따라 몇 달 후 Fed의 입장이 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현재는 완화ㆍ긴축 기조가 섞여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에 잡히는 듯한 모양이 보이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 거둬들일 때 부작용 나타나…선제대응 필요정부와 한은은 돈 풀기의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 15일 국제금융학회 동계세미나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이후 유동성에 대한 관리도 커다란 과제"라며 과잉 유동성 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상무도 "당장 양적완화(QE)가 중단되진 않겠지만 결국엔 유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자본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이라고 전했다. 고수익 위험상품에서 자금이 유출되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누적된 민간부채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코로나19 위기에서 기업 대출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퇴출됐어야 하는 기업들이 남아 있는 결과도 낳았다"고 말했다.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별로 고르지 못한(uneven) 회복세가 나타나면 글로벌 경제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진국들부터 돈을 거두면서 신흥국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따라서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시간을 갖고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에서부터 경기가 되살아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규제는 풀어 4차산업의 능력을 키워줘야 하고, 저소득층 지원은 유지하되 물고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회복 멀었다? 조금씩 나타나는 긍정 지표일각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미 곳곳에서는 긍정적 경제 지표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1%로 속보치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이 여파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던 통화유통속도도 지난 9월 말에는 0.63을 기록, 6월 말 대비 0.01 높아졌다. 통화유통속도는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2017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Fed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9월 전망치(-3.7%)보다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4.2%로 0.2%포인트 올렸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철광석 가격이 t당 16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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