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이 임직원 인사 및 조직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4대 시중은행 임원은 총 64명으로 안정과 변화 중 어느 방향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인사 폭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가속화와 빅테크(대형정보통신기업)와의 경쟁으로 디지털에 대한 중요도가 커진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주 부행장, 본부장, 부장급 인사까지 진행한 데 이어 시중 4개 은행이 연말까지 인사 및 조직개편 시즌에 돌입한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개최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거취를 확정하면 다음주부터 30일 전까지 부행장, 본부장급 인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 20명의 부행장 가운데 14명과, 상임감사 1명, 상무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1월에는 부서장 이하급 일반직원에 대한 인사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인사 및 조직개편에 들어간다.
우리은행 임원 23명 가운데 부행장 3명, 부행장보 10명, 상무 1명 등 14명의 임원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인사와 함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동반될 예정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인사를 단행한 하나은행도 이달 24일 전후로 임직원 인사를 시작한다. 부행장 5명, 전무 11명 등 임원 16명이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말 인사를 단행해온 KB국민은행은 이달 27일 전후로 임직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시작한다. 허인 국민은행장 아래 부행장 6명 전원이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4대 은행 임원 70% 이상이 이달 안에 임기 만료
안정과 변화 중 어디에 무게?
디지털 환경에 맞춘 조직개편 필요성 커져4대 은행 임원 70% 이상이 이달 안에 임기가 끝나는 만큼 연임으로 인한 조직의 안정과 교체를 동반한 새로운 시도 사이에서 은행권 경영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농협은행이 내부 출신 부행장 12명 가운데 6명을 이번 인사에서 교체하고 디지털 부문을 강조하는 조직개편을 과감히 단행한 것처럼 다른 은행들도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춘 세대교체를 진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인사를 앞둔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 임원급 인사폭이 크면 조직개편 정도도 클 것이기 때문에 대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빅테크 공세 등 내년 은행권이 마주한 환경이 녹록지 않아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중요해진 시기"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연말 인사 및 조직시즌에 맞춰 대규모 희망퇴직도 진행한다. 최대 월급의 39개월치 지급을 내건 농협은행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503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나머지 4개 시중은행도 희망퇴직을 위한 막바지 노사 협의를 진행 중이며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협상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 커질듯
농협은행 이어 다른 은행들도 희망퇴직 막바지 노사 협상 중내년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신용등급도 부정적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가 단순 업무를 대신하고 직원을 없앤 지점이 신설되거나 기존 지점은 통폐합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배치될 수 있는 은행권 영업점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퇴직 직원들에게 안겨줄 자금 사정도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이어서 은행권 희망퇴직 인원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편 은행권 인사시즌에 맞춰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인적자원 관리체계 개선방안' 보고서를 내고 "은행은 자본금, 자산규모 같은 하드웨어 측면보다 인적역량 같은 무형자산의 경쟁력이 핵심역량이지만, 국내은행은 책임자급 대비 행원비중이 낮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자급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은행의 활력 저하와 비용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성과관리 위주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관련 제도의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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