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20 10:51

대출 규제에도 은행채 발행 급증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 강화 조치에도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규제가 실행되는 30일 이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막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연말이 다가오면서 유동성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시켜 놓으려는 경향과 뉴딜 펀드 관련 수요 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7000억원으로 전월(9600억원) 대비 8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 추세대로라면 올 들어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0조3400억원을 훌쩍 뛰어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채 순발행액은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47조원(9월 말 기준) 가량으로 지난해 전체 6조8281억원의 7배 가깝게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소상공인들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신규 대출을 늘리면서 자금 소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4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일반은행채 발행이 급증했다.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에 은행들이 중요한 채널로 활용되며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늘어난 탓이다. 2분기 이후 일반은행채 발행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7월 이후 국내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강화 대비와 신용대출수요 증가 목적으로 일부 은행채 발행이 재차 확대됐다. 그러던 중 9월 가계대출 규제 강화 이후 10월에는 순발행액이 9600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껑충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달 30일부터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을 조이는 규제를 예고했다. 단 30일 이전에 대출을 받은 차주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나 신용대출 회수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그러자 주말 동안 비대면 신용대출이 3배 이상 급증하는가 하면 은행 창구에 각종 대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잔액은 대책발표 하루 만에 1조원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 익스포저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 열풍에 '빚투'ㆍ'영끌'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자금 부동화에 이어 '유동성 버블(거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과 증시로 흐르면서 자산시장 가격 거품을 키웠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지금 같은 유동성 과잉 상황에서 자산시장, 그 중에서도 주식시장에서 불안정한 버블 징후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향후 은행채 발행이 줄어들 가능성은 존재한다. 은행들은 은행채를 찍어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만큼 가계부채 강화와 대출수요 감소는 장기적으로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高)DSR 대출비중 관리기준이 하향되고,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됨으로써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시장 투기수요가 억제될 것"이라면서 "점진적ㆍ단계적 가계부채 강화로 은행채 발행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