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15 14:30

한국, RCEP 최종서명…한일 FTA 효과, 미중 리스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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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했다. 일본과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거대한 무역 공동체에 참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제의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인도의 불참과 양자 FTA보다 낮은 개방 수준 등이 한계로 꼽힌다.
RCEP이 중국이 주도하는 협정이라고 보는 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가입을 추진하면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난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RCEP은 중국이 아닌 아세안이 주도한 협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중국이 판을 쥐고 흔들었다고 보는 의견이 더 많다.
GVC 리스크 완화…인도 불참·개방 수준은 한계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제4차 정상회의에서 RCEP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글로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된 상황에서 세계 최대 FTA를 출범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산업부는 ▲세계의 30%를 차지하는 FTA인 RCEP 협정에 참여해 통상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글로벌밸류체인(GVC)의 블록화 경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협정을 계기로 동남아시아를 향한 신남방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RCEP의 무역 규모는 5조4000억달러로 CPTPP(2조9000억달러),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2조5000억달러)보다 크다. 참여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3000억달러로 CPTPP 11조3000억달러, USMCA 24조4000억달러보다 많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對) RCEP 수출액은 2690억달러로 우리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한다. 대 CPTPP(1260억달러), USMCA(898억달러)보다 규모가 크다. 산업부는 "향후 우리 수출시장 확대 및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를 설득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인도는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불참을 선언한 뒤 협상에 복귀하지 않았다. 산업부는 "정상회의 선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인도가 향후 RCEP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 협의한다는 참여국들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 선뜻 동참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일본, 호주와 함께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인 '쿼드'(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에 참여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호주도 RCEP에 참여했지만, 인도는 중국과 심각한 국경 갈등 중이라 사정이 다르다.
개방 수준도 차츰 늘려나가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관세 철폐 수준을 기존의 한-아세안 FTA 79.1~89.4%에서 91.9~94.5%까지 높이긴 했지만 양자 FTA와 CPTPP 등 다른 협정에 비해 개방률이 낮다는 평이다. 통상 90%는 넘어야 '개방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정부 관계자는 "RCEP은 상대적으로 작은 비용으로 큰 실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면서도 "캄보디아, 미얀마 등 최빈국도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개방, 통상규범 수준이 CPTPP보다는 미진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국과는 FTA에서 설정해 둔 90% 이상의 개방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은 한국 92%-중국 91%, 호주는 한국 98%-호주 100%, 뉴질랜드는 한국 98%-뉴질랜드 100%를 각각 개방한다.
핵심 민감 품목인 쌀·마늘·양파·고추 등과 수입액이 큰 주요 민감 품목인 새우·오징어·돔·방어 등을 양허 제외로 보호했다.
정부 "日로부터 車, 기계, 소·부·장 민감품목 지켰다"




정부는 "RCEP 체결 시 일본과 최초의 FTA를 체결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FTA 체결 시 우리는 세계 경제 대국 1∼5위인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와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된다. 브라질을 뺀 1~10위 국가들과 모두 FTA를 맺게 된다. 명실상부한 '개방형 통상국가'의 위상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 산업의 대일 민감성 등을 고려해 국익에 맞게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관세 철폐 수준을 보면 품목 수는 83%로 같다. 수입액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2%포인트 높은 추가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에 76%, 일본은 한국에 78%의 관세를 각각 물지 않게 된다. 특히 공산품은 일본이 우리보다 2.4%포인트 높은 추가 관세 철폐를 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에 91.7%, 일본은 한국에 94.1%를 철폐한다.
자동차,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 제외했다. 개방 품목도 10~20년의 장기 철폐, 비선형 철폐를 다수 활용한다.
비선형 철폐는 가령 '개방 강도가 0~10인 10년간의 관세 철폐 협정 체결'을 가정할 경우 협정 처음부터 끝까지 개방 강도 10을 유지하다 막판에 0으로 뚝 떨어뜨리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와 반대인 선형 철폐에선 '1~2년간 10, 3~4년간 8, 5~6년간 6, 7~8년간 4, 9~10년간 2' 식으로 점진적으로 철폐율을 조정한다.
정부는 "우리는 일본에 대해 자동차,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 제외하고, 개방 품목도 장기(10~20년) 및 비선형 철폐를 다수 활용해 보호할 것"이라며 "우리의 장기 관세 철폐(10년 이상) 비중은 41.6%로 일본의 17.1%보다 크고, 20년 철폐와 비선형 철폐 등도 다수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20년 철폐 품목 수는 455개로 일본의 2개보다 많다. 비선형 철폐도 한국은 105개를 따냈지만, 일본은 하나도 얻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장 민감한 완성차, 품목이 많고 업계의 우려가 가장 큰 기계는 양허에서 대부분 빠져 있다"며 "우리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완성차, 기계, 핵심 소재·부품·장비에서 충분히 보호 장치를 마련한 만큼 국내 산업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美 CPTPP 재가입시 미·중 갈등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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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CPTPP 재가입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이끄는 RCEP에 서명한 한국이 곤란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RCEP을 중국이 주도했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아세안이 주도한 협정으로 보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우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RCEP 협상은 미·중 갈등이 지금처럼 치열하지 않았던 2012년부터 시작했다"며 "협정의 가장 큰 목표는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강화'"라고 말했다.
CPTPP의 경우 "현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CPTPP 참여 여부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란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 전략의 핵심은 '국내 경제 회복'이고 통상 정책은 아직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을 활용할지, CPTPP에 재가입할지 변수가 많은 만큼 정부는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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