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당뇨병학회가 일부 비만치료용 인크레틴 기반 제제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추진과 관련해 “비만의 미용 목적 사용과 2형당뇨병 치료 목적 사용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오남용을 막기 위한 처방·유통 관리를 강화하되, 의학적 필요가 큰 2형당뇨병 환자부터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학적 필요가 없는 단순 체중감량 목적의 사용, 타인의 처방약 사용, 불법 해외 구매와 유통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규제의 범위와 표시 방식이 불명확할 경우 당뇨병 치료 목적의 적정 사용까지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응증에 따른 관리 기준과 정확한 환자 안내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오남용 위험은 적정 처방 기준, 비급여 처방을 포함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불법 온라인 판매 및 해외 반입 단속, 환자교육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안전관리와 함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인크레틴 기반 약제는 특정 2형당뇨병 환자에서 혈당과 체중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신장 임상결과 개선 효과를 입증했지만, 국내 급여기준이 이러한 근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국내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변화한 임상 근거와 환자 맞춤 치료 원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의학적으로 치료 필요성이 큰 환자도 비용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률적인 급여 확대 또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 위험, 비만 동반 여부,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 등 환자의 의학적 필요와 비용효과성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당뇨병 치료정책의 평가 기준도 단기적인 약제비 지출에서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 효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가 인용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관련 연간 진료비는 약 3조7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효과적인 치료 접근성을 확대했을 때 줄일 수 있는 의료비와 사회경제적 편익에 대한 체계적인 추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학회는 “정부는 약제비만을 분리해 평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로 예방할 수 있는 합병증 진료비와 생산성 손실까지 포함한 장기적 재정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이사장은 “오남용은 처방과 유통 단계에서 촘촘히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비만의 미용 목적 사용과 2형당뇨병 치료를 구분하지 않는 일률적 규제는 필요한 치료의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정부는 의학적 필요가 큰 2형당뇨병 환자부터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그에 따른 합병증 예방과 사회경제적 편익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