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6대 테크 트렌드. 사진=딜로이트 리포트.
[메디게이트뉴스 최지민 인턴기자 고려의대 본2] 신약 개발에서부터 의료 공급망, 환자 맞춤형 진료, 핵심 시스템 운영까지 전 영역에 걸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최근 발간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6대 테크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AI 에이전트 ▲온보드 AI ▲공간 컴퓨팅 ▲IT 부서의 혁신 ▲양자 내성 암호 ▲ERP와 CRM의 개편 등을 2025년 주목할 6대 트렌드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기술은 신약 후보 물질의 문헌 분석과 발굴을 자동화하며 초기 개발 단계의 속도와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이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AI가 발굴한 후보 물질의 상업화 성공률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AI 에이전트(Agentic AI)’는 스스로 목표를 이해하고 판단해서 자율적으로 필요한 작업을 계획·실행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또한 AI는 환자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소통과 경험을 제공하며, 공급망에 관해서는 ‘자가 치유형 공급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실현 중이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AI 에이전트 구현을 위해 AI 개발 및 적용 전 단계에 걸쳐 가치 창출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AI 기술이 GPU·NPU 등 고성능 칩셋과 결합되며, 외부 서버 없이 스스로 판단 및 처리하는 ‘온보드 AI’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AI는 휴대용 진단 기기,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스마트 의수족 등 다양한 의료기기 내부에 탑재되어 현장에서 직접 작동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 폐기물 처리, 수술 보조 등 위험한 역할에서도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며, “한 수술용 로봇 전문 기업은 세계 최초 양손·이중 기구 안과 수술 로봇을 개발해 유리체 절제술 임상에 성공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공간 컴퓨팅 역시 신약 개발과 의료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분자 시각화, 환자 치료 시뮬레이션, 의료기기 개발 최적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공공 의료기관은 환자 이동 경로를 시뮬레이션해 진료 대기 시간과 접근성을 분석하고 있다"며, 공간 컴퓨팅 기술의 임상적 적용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AI가 점점 더 도입되면서 기업 내 IT 부서는 이제 전략적인 차별화를 추구할 수 있는 부서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용하기 쉬운 생성형 AI와 로우코드·노코드를 도입한 기업 내 첨단기술 활성화 지원 센터(C4E, Centers for Enablement)’를 통해 IT 조직의 역량을 진화시키며, 비개발자도 기술 도입과 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 전반의 민첩성과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딜로이트는 실제로 “생성형AI 도구 모음인 AI 어시스트를 개발해 코드 작성 소요시간을 50%까지 단축했다”며, “이러한 혁신 플랫폼은 제품 책임자, 아키텍트 담당자, 품질 보증 담당자, 개발자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의 다양한 팀들에게 도움이 되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여준다”고 밝혔다.
AI·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양자 컴퓨팅’의 등장을 대비한 보안 전략도 헬스케어 산업에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바로 암호 해독이 가능한 ‘암호 관련 양자 컴퓨터(CRQC, cryptographically relevant quantum computers”’의 등장이 10년 안에 현실화될 것”이라며 “사이버 보안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자 내성 보안 솔루션을 광범위하게 도입하기 위해 규제 요건과 산업 표준이 발전돼야 하며, 특히 수명이 긴 의료기기, 네트워크 서비스 등 민감 정보를 다루는 영역에서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양자 보안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딜로이트 생명과학·헬스케어 산업 전문팀 리더 편제성 파트너는 “AI는 신약 개발부터 스마트 의료기기, 공급망 최적화, 개인 맞춤 치료에 이르기까지 이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바로 대응해야 할 현실이며, 기술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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