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교대근무자의 특성을 반영한 'CBT-iSW' 개발…일반 수면 제한 적용 시 안전사고 위험 높아
강북삼성병원 오대종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직장인의 수면 건강이 개인의 삶의 질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직장 내 수면클리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오대종 교수는 31일 열린 2025 대한불안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직장인 수면 건강 증진을 위한 기업 내 온사이트(on-site) 중재 사례'를 발표하며,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직결된 건강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수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직원의 복지 차원을 넘어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된 문제"라며 "수면 부족은 집중력, 기억력, 의사결정 능력 등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우울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이로 인해 결근과 지각, 생산성 저하가 늘어나면 결국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직장 내 수면·헬스클리닉(Workplace Sleep Health Clinic) 사례를 소개하며, 직장 내 수면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클리닉 기반 개입 ▲교육 프로그램 ▲교대 근무 맞춤형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직장 내 수면클리닉은 전문성과 접근성을 기반으로, 사업장 내에서 직원의 수면 문제를 스크리닝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구체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수면 이상이 발견된 직원은 클리닉으로 의뢰되며, 수면 전문의는 설문지와 수면일기, 심박변이도(HRV), 뇌파(EEG) 등의 객관 지표를 종합해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후 결과에 따라 교육, 인지행동치료(CBT-I), 약물치료 등 수준별 중재가 이뤄진다.
현재 삼성전자에서는 직장 환경에 맞춰 기존 6~8회 CBT-I를 4회로 단축해 시행하고 있으며, 근무 일정에 따라 세션 간격을 유연하게 조정한다.
오 교수는 "불면증이 심하지 않은 직원에게는 교육과 상담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교대근무자처럼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직원은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대근무자는 근무표와 수면패턴이 다양해 일반 CBT-I의 핵심 기법인 수면 제한을 적용하면 졸림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이에 강북삼성병원은 교대근무자의 특성을 반영한 'CBT-iSW(CBT of Insomnia for Shift Workers)'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CBT-iSW는 개인 대면 형식으로 6회(세션당 60~90분)로 구성되며, 회별로 정상 수면 생리 교육, 수정된 수면제한, 근육이완훈련, 근무형태별 수면·각성 스케줄링, 수면 교육, 불안관리 등을 포함한다.
오 교수는 "직장 내 수면중재는 직원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과 경제적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전문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한 온사이트 수면클리닉은 위험 수준별 맞춤 개입이 가능한 새로운 직장 건강관리 모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