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과 경북대병원 연구팀이 피부암인 보웬병(Bowen's disease)과 전암성 병변인 보웬양 광선각화증(Bowenoid actinic keratosis)을 구별하는 진단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피부과학회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지혜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준영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두 질환의 임상·병리학적 특징을 함께 분석해 모델을 만들었다. 병변 위치, 주변 피부 상태, 조직검사 결과 등을 종합했다.
보웬병은 표피에 암세포가 국한된 '제자리암'에 해당한다.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피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두 질환은 겉모습과 조직검사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며, 명확히 구별하는 합의된 기준도 충분치 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치료 접근은 다르다. 보웬병은 광범위 절제술이나 모즈미세도식수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냉동치료나 국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연구팀은 2018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두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 253명을 분석했다. 보웬병 환자는 152명,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는 101명이었다.
분석 결과 병변 위치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얼굴이나 두피 등 만성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병변이 발생한 비율은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가 90.1%, 보웬병 환자가 36.2%였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조직 변화도 보웬양 광선각화증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 조직검사에서 3mm 너비 표피에 관찰된 비정형 세포 수는 보웬병이 평균 13.68개, 보웬양 광선각화증이 5.51개였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예측모델을 개발한 뒤 경북대병원 환자 207명에게 적용해 검증했다. 그 결과 정확도는 95.17%였다.
다만 연구팀은 "모델이 한국의 두 의료기관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검증된 만큼 향후 더 다양한 인종과 지역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교수는 "보웬병과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서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치료 접근에는 차이가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피부 병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임상 정보와 조직검사 정보를 함께 활용해 두 질환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