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0.20 09:05

[2020국감]분양가 심사 '투명하게 공개'?… '문제되니 감추자'

경기 양주시 및 하남시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록 (제공=소병훈 의원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서 분양가 결정의 칼자루를 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여전히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자체 별로 설치되는 분양가심사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록 공개를 원칙으로 삼았지만 일부 위원들이 "공개했다가 문제된다"며 회의록 공개를 반대한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지자체가 제출한 분양가심사위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 소속 분양가심사위원들은 공식적인 회의에서 회의록 공개를 반대하거나 위원장 또는 간사가 비공개를 결정토록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지자체 분양가심사위 위원 명단·회의록 공개해야지난해 10월 정부는 각 지자체 별로 설치되는 분양가심사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해 시행했다. 이에 따라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은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시 상정된 의안 및 심의 결과 등이 담긴 회의록을 작성하고 해당 주택의 입주자를 선정한 날 이후 공개 요청이 있을 경우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경기 고양시 분양가심사위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회의에서 직접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제 분양가심의위에 대해서 위원이나 회의록이 공개하게 돼 있다"며 면밀한 검토를 당부하기도 했다. 소 의원실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 이후 전국에서 공개된 회의록 4건 중 2건이 고양시 분양가심사위의 회의록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회의록 공개는 단 4건뿐…양주·하남 등 '비공개가 원칙' '문제된다'며 비공개 결정반면 경기 양주시 분양가심사위에서는 지난 1월과 3월 열린 회의에서 두 번 모두 회의록 비공개를 결정했다. 특히 3월 회의에서는 해당 지자체 소속 주택업무 관련 공무원이 맡도록 돼 있는 간사가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공개하지 아니한다가 원칙이다"라고 발언한 가운데 다른 위원들도 "예전에 공개해서 문제된 언론 보도가 있었던 것 같다" "기존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비공개를 결정하기도 했다.
하남시 분양가심사위에서는 지난 1월 열린 회의에서 간사가 회의록은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고 고지했음에도 일부 위원이 "예전에는 비공개 원칙이었다"라며 반발했다. 이에 간사가 "법적으로는 비공개 원칙인데 위원회에서 의결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하자 위원들은 "비공개로 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다"며 기존의 관행을 따라 회의록 공개를 반대하고 결국 의결을 거쳐 회의록이 비공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두 지자체 분양가심사위 간사들의 발언은 주택법 시행령 내에 위원회의 '회의'를 원칙적으로 비공개하고 다만 위원회 의결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회의록' 공개와 관련한 규정으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분양가 결정 위해 제도 개선 필요소 의원은 "2015년 전주시는 분양가심사위 구성·운영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투명한 위원회를 위해 분양가 심사 시 회의록 공개를 원칙으로 동의하는 사람에 한해 위촉한다'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주시 분양가심사위를 모범 사례로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분양가심사위 위원은 원칙적으로 회의록 공개에 동의한 사람에 한해 위촉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시행령 개정에 앞서 김 장관은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는지 의문스럽고 국민이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의심하고 있다"며 "심사위원과 회의록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며 실제 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니 이전보다 분양가가 10% 이상 떨어진 전주시의 사례를 모범 사례로 들기도 했다.


소 의원은 또 "국토부가 시행령을 개정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각 지자체에서 분양가심사위 위원명단과 회의록을 실제로 얼마나 공개하고 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일 시행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심사위 위원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한 지자체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 국토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주택법 시행령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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