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경기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일년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1473.8만원으로 전년 동기 1126.1만원 대비 30.8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하남시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서울 외곽 자치구인 은평구와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금천구, 도봉구보다 낮았으나 지난달 이들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을 제치며 고공행진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실거래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하남시 선동에 위치한 ‘미사강변 센트리버’ 84㎡(이하 전용면적) 전세는 지난해 8월 3억6000만원(13층)에 실거래됐지만 지난달엔 6억6500만원(18층)에 거래돼 1년간 무려 84.7% 올랐다. 같은 지역 ‘미사강변 2차 푸르지오’ 101㎡ 전세도 지난해 8월 3억4000만원(7층)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엔 5억5000만원(6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져 1년간 2억1000만원 상승했다. 망월동에 위치한 ‘미사강변 하우스디 더 레이크’ 84㎡도 지난해 8월 3억8000만원(3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던 게 올해 8월엔 6억원(7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그동안 하남시는 한강수변공원과 근린공원이 풍부해 주거환경은 쾌적하지만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5호선 하남선 개통 이후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신설역 주변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치솟는 분위기다.
한편,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대폭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8064건으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별 거래량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1만1038건으로 관련 통계작성 이후 월별 거래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거래 신고가 계약 후 30일 이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거래량의 급격한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하남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교통호재 뿐만 아니라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한 전세매물의 잠김 현상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로또 청약 대기수요도 있다"면서 "신축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 상승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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