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강남권에서 일반분양을 예정했던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일정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각에선 자칫 사업이 미뤄질 경우 연내 공급이 어려워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당초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던 주요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에 따른 조합 내부 갈등, 분양가상한제 여파 등으로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단지가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다. 총 85개동, 1만2032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재건축되는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올해 서울시내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아온 곳이다. 하지만 지난달 임시총회에서 해임이 결정된 조합 집행부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법적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배경은 HUG가 통보한 3.3㎡당 분양가격이 조합 예정 가격(약 3500만원)에 크게 못 미친 2970만원이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새 조합장 및 임원 선출은 물론 해임된 기존 조합 집행부와의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 역시 오는 10일까지 서초구청에 HUG 분양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상황이다. 조합측은 입주자모집공고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전인 7월29일 신청했지만 아직 분양보증서는 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은 반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단지는 공사비 문제 등으로 시공사 지위가 취소된 대우건설과의 소송 상황 역시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반포동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결국 HUG가 제시한 일반분양가(3.3㎡당 4891만원)에 분양을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홈페이지에는 이 단지의 분양일정이 10월로 잡혀 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서울 분양 물량은 3만2930가구다. 올해 예정물량이 6만5502가구라는 것을 고려하면 예정 물량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셈이다. 업계는 상당수 물량의 사업 지연이 분양가상한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정비사업 관계자는"정부의 고강도 세금ㆍ대출 규제로 집값 상승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분양 지연으로 공급이 위축되면 청약 대기자들이 기존 주택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