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319위 스튜어트 싱크가 2021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오픈 우승으로 '하위권 반란'을 일으켰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얼리 버드(early bird)'.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매년 9월 '플레이오프(PO) 최종 3차전' 투어챔피언십이 끝난 뒤 곧바로 다음 시즌에 돌입한다. 유러피언투어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2020년 역시 세이프웨이오픈에서 일찌감치 2021시즌이 출발했다. 연말까지는 이른바 '가을시리즈(fall series)'다. 월드스타들은 보통 휴가를 즐기다가 이듬해 1월 하와이에서 열리는 '왕중왕전' 센트리토너먼트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부터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8개에서 3개를 늘린 11개 대회로 편성하는 등 '판'을 키웠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PGA투어 더CJ컵이 그 중심에 있다. 일본 조조챔피언십과 중국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HSBC챔피언스 등 3주 연속 '아시안 특급매치'가 이어졌고, 저스틴 토머스와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우승해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즈는 더욱이 조조챔피언십에서 '골프전설' 샘 스니드의 PGA투어 최다승 타이기록(82승)에 도달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 출전 수(9개)가 크게 줄면서 83승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더CJ컵과 조조챔피언십은 미국으로 이동해 제이슨 코크락과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가 정상에 오르는 등 여전히 '가을시리즈'를 뜨겁게 달궜다.
2021시즌은 '코로나19'로 미뤄진 US오픈과 마스터스 등 메이저가 가세해 '슈퍼시즌'을 치렀다. 9월 US오픈은 특히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악마의 코스' 미국 뉴욕주 마마로넥 윙드풋골프장(파70ㆍ7477야드)에서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6언더파 274타)를 작성해 시선이 집중됐다. 체중을 18㎏이나 늘리는 '벌크 업'으로 PGA투어 장타 1위(337.8야드)를 만들어 '장타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11월 '가을마스터스'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토너먼트 최저타(20언더파 268타)를 수립했다. 8~9월 PO 3개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 우승'을 차지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6개 대회에서 3승, 그야말로 '존슨 천하'를 열었다. 더CJ컵에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완치했다는 장외화제를 곁들였다. 임성재(22ㆍCJ대한통운)가 준우승을 차지해 메이저 우승 기대치를 부풀렸다.
세이프웨이오픈 등 상대적으로 위상이 낮은 무대는 세계랭킹 319위 스튜어트 싱크 등 '하위권 반란'이 펼쳐졌다. 345위 허드슨 스와퍼드가 코랄레스푼타카나리조트&클럽챔피언십, 351위 마틴 레어드 10월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 328위 브라이언 게이 버뮤다챔피언십, 380위 로버트 스트렙(이상 미국)이 RSM클래식을 제패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의 11월 휴스턴오픈 깜짝우승이 하이라이트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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