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리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이 또 다시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4월에 다시 만나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서로 다른 4개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 도전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 2014년 7월 디오픈을 차례로 접수해 마스터스가 마지막 퍼즐이다. 지구촌 골프역사상 진 사라센과 벤 호건(이상 미국),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등 딱 5명만 대기록을 달성했다.
매킬로이가 2014년 디오픈 우승 직후 일찌감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공략법'을 만든 뒤 제프 녹스(미국)라는 회원과 함께 연습라운드를 펼치는 등 공을 들인 이유다. 2015년에는 시력교정수술로 '매의 눈'까지 장착했지만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2015년 공동 4위를 비롯해 2016년 공동 10위, 2017년 공동 7위, 2018년 공동 5위, 2019년 공동 21위 등 번번이 입맛을 다셨다.
올해는 '가을 마스터스'에 더욱 기대를 걸었다. 당초 4월 일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1월로 이동했고, 전문가들은 "기온이 낮고, 맞바람을 맞으며 플레이한다는 점에서 장타자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매킬로이는 그러나 1라운드 3오버파에 제동이 걸렸다. 2라운드 6언더파, 3라운드 5언더파, 16일(한국시간) 끝난 최종일 3언더파 등 뒷심을 발휘했지만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매킬로이 역시 "둘째날부터 54홀 동안 보기가 2개뿐인데 마스터스에서 이렇게 잘 친 적이 없다"는 아쉬움을 곁들였다. "그동안 미리 겁을 먹고, 머뭇거렸던 게 사실"이라며 "내 스윙에 확신이 없었다"고 '마스터스 울렁증'을 실토했다. 이번 '무관중 경기'가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됐다는 게 흥미롭다. "심리적 부담을 덜었고, 좋은 샷이 많이 나왔다"면서 "내년 4월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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