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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을 수익모델로 활용하려는 약국 자살예방 시범사업 중단하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성명 통해 근거기반 자살예방정책 추진 촉구

    기사입력시간 18.06.28 18:48 | 최종 업데이트 18.06.28 18:4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심각한 국가적 위기인 자살을 수익모델로 활용하려는 약국 자살예방시범사업을 즉시 중단하라. 효과적인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근거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대한약사회는 보건복지부의 ‘2018년도 민관자살예방사업’에 지원해 7월부터 약국 250여 곳이 참여하는 빈곤계층 중심 노인자살예방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두 학회는 "약국 자살예방 시범사업은 지역 약국에서 약학정보원이 만든 ‘자살위험약물’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자살위험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자살위험을 고지한다"며 "참여 활성화를 위해 협력 약국에 상담료 지급 등 인센티브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두 학회는 "자살위험자는 대부분 자살시도 전에 자살 경고신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약사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주위에 있는 사람이 자살의 경고증상이나 낌새가 있다면 바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즉, 누구라도 자살 위험자를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치료기관으로 인도할 수 있는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학회는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수면제로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환자들이 지금도 수없이 응급실을 방문하고 있다"며 "약사회가 직접 게이트키퍼 교육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환영할 만한 일이고 오히려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적절한 개입은 반대로 올바른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학회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채택한 대한약사회의 사업계획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며 "약사회가 자살예방에 동참하려 한다면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학회는 "약사회에서 표현한 '게이트키퍼'는 자살의 경고증상 발견과 연계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은 공무원, 교사, 경찰, 의료인 등이 주변의 자살고위험군을 발견해 전문서비스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그러나 약사회는 자살이라는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진정성 없이 수익모델로 이용하려 한다"고 했다.

    두 학회는 언론 보도를 인용해 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이번 약국자살예방사업을 '블루오션'이라고 표현하고 이에 대한 수가화를 추진하겠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이번 시범사업에서부터 사업에 참여하는 약국들에 상담료를 10회까지 지급하며 약 1억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 학회는 "자살예방에 비전문가이자 비의료인인 약사들이 상담료 수가의 책정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히 55만 게이트키퍼에 대한 모독일 것이다"라며 "자살고위험군을 즉시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치료기관으로 연계하지 않고 10회까지 상담한다는 계획 역시 심각한 문제로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두 학회는 보건복지부에 의사환자관계를 훼손할 잘못된 시범사업을 철회하고 근거기반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학회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약사회가 자살예방에 참여하는 것은 게이트키퍼 교육을 받고 자살고위험군의 조기경고 증상을 발견하면 환자에게 자살예방상담전화, 치료기관 등 도움을 구할 정보를 알려주거나 주치의에게 연락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같은 형태의 협력이라면 의료인도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을 방문한 환자에게 개방된 공간에서 자살위험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 상담을 하는 것은 환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학회는 "환자의 임상적 진단과 상태가 어떻고 어떤 목적으로 약물을 처방했는지 의사의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근거 없이 자살위험을 고지한다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해치고 환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학회는 "우울증 치료제인 항우울제마저 ‘자살위험약물’로 낙인 찍어서 경계해야 할 위험한 약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환자를 위해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해 처방한 약물을 ‘자살위험약물’이라고 환자에게 고지하고 정부에 상담료를 청구하겠다는 약사회의 시범사업은 의사와 약사의 협력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두 학회는 "13년간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였다. 효과적인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그 효과와 사회적 기여가 검증된 근거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자살 예방을 위해 정신건강의학 분야와 여러 전문 분야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해야만 한다"고 했다. 

    두 학회는 "약사회의 이번 사업은 기존 전문가들의 헌신과 노고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자신들의 영역 확장으로 보는 잘못된 의도를 넘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오히려 의약사간의 긍정적인 협력을 방해하는 시범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 정신건강, 특히 자살 문제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면밀히 대책을 세우고 민관이 협력해 실천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두 학회는 "복지부는 의사환자관계만 훼손할 수 있는 무모한 시범사업을 즉시 철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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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미란 (mrkw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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