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8.25 06:07최종 업데이트 17.08.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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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뇌질환의 새이름 제3형 당뇨병

당뇨병 치료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

[칼럼]한국아브노바연구소 배진건 소장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糖尿病, diabetes mellitus)은 만성 대사질환으로 높은 혈중 포도당 수치로 인해 잘 관리되지 않을 경우 망막증, 고혈압, 동맥경화, 신장질환은 물론 뇌졸증이나 말초신경 자율신경장애 등 신경계질환까지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제1형 당뇨병(T1DM)은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인슐린(insulin)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데 기인하므로 '인슐린-의존성 당뇨병'이고,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소아 당뇨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제2형 당뇨병(T2DM)은 세포가 인슐린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며 '인슐린-비의존성 당뇨병' 또는 '성인 당뇨병'이라고 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T3DM)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전혀 다른 듯한 두 질환의 연결고리는 인슐린이다.

일반적으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진 인슐린은 뇌에도 존재하고, 뇌에서 인슐린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뇌의 인슐린 수치가 낮을 경우 뇌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관찰했을 뿐만 아니라 학습 및 기억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독성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 응집체는 신경세포 시냅스의 인슐린 수용체 기능을 방해해 신경세포 신호 전달과 기억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으로 망가진 인슐린 신호전달 체계를 복구시키는 치료법은, 특히 제2형 당뇨병이 인슐린 저항성을 갖기에, 유사한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신경세포에 대한 치료법으로 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의 치료제를 적절히 연구하고 개발해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로 개조(改造)하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 현재 쓰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보다 효과가 더 좋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퇴행성 뇌 질환 중 알츠하이머병만 제3형 당뇨병으로 불렸는데, 얼마 전 파킨슨병과 당뇨병의 밀접한 관련성에 대한 임상 2상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세포 내 축적되면서 그 독성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시작으로 다른 신경세포들이 사멸되는 퇴행성 뇌 질환인데, 이때 인슐린 수치도 낮아져 있음이 보고 됐다.

지난 8월 3일, 세계적인 임상학술지 란셋(Lancet)에 파킨슨병 임상에 대한 놀라운 결과가 하나 발표됐다.

논문의 제목은 "Exenatide once weekly versus placebo in Parkinson's diseas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이다. 엑세나타이드는 3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GLP-1(glucacon-like peptide-1) 활성제다.

2014년 6월부터 50개월 동안 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피하주사하는 엑세나이드 장기 지속형 버전인 '바이두레온(Bydureon)'을 48주 동안 투여한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약 중단 후 12주가 지난 시점에서도 파킨슨 환자의 행동증상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Movement Disorders Society 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MDS-UPDRS) 사용]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발표된 바 있다. 한 예로, 2007년 '당뇨관리(Diabetes Care)'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핀란드 헬싱키 국립보건원 강 후(Gang Hu) 박사 연구진의 보고에 의하면, 18년 동안 25세부터 74세까지의 남성과 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노년기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83% 높고 이러한 연관성은 성별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 초기에 파킨슨병 환자들은 없었지만 연구 말미 총 600명의 파킨슨병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의 파킨슨병 위험성은 일반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보고했다.

이번 란셋에 발표된 임상연구 결과는 GLP-1 계열의 당뇨병 치료 약물이 퇴행성 뇌 질환에서 뇌세포사멸 억제와 신경보호(neuroprotective) 작용을 한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따라서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다계통위측증(Multiple system atrophy, MSA), 그리고 무엇보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임상연구에서 사용된 엑세나타이드가 펩타이드로 분자가 작지 않지만 혈뇌장벽(BBB)을 통과하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엑세나타이드는 GLP-1 유사체이지만 GLP-1과는 다르게 사람에서 유래한 펩타이드가 아니라 도마뱀 타액에서 발견된 펩타이드인데도 적으로 간주하지 않고 친구로 여겨 BBB를 통과하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국내 바이오텍인 펩트론이 지속형 엑세나이드인 PT302를 개발하고 있는데, 2014년부터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퇴행성뇌질환에 대한 치료용도특허 전용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펩트론의 이 PT302 제형은 2주까지 지속 가능한 제형이고 이미 미국국립보건원(NIH)과 공동연구를 통해 퇴행성 뇌 질환의 동물 모델에서 치료효능을 검증한 바 있다.

앞으로 파킨슨병 임상 3상이 바이두레온 대신 2주에 한 번 주사를 맞는 제형으로 진행되면 환자 편의성이 더 좋아질 것이다. 이어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시작하는 것도 예상될 뿐 아니라 펩트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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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식 기자 (colum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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