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7.15 06:49최종 업데이트 16.07.1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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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의 '지존', 병상 줄이나

경희대, 환자 줄자 병동 축소·전공의 감축

국내 최초 한방병원의 자부심을 내걸던 경희대 한방병원이 경영난으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경희대 한방병원은 5개 병동, 225개 병상을 구비하고 있다.
 
여기서 2개 병동을 줄여 3개 병동, 171개 병상으로 축소하겠다는 것이 경희의료원의 입장.
 
이로 인해 경희의료원과 경희대 한방병원 간의 갈등도 시작됐다.
 
경희대 한방병원에 따르면 경희의료원은 지난 6월 24일, 경희대 한방병원 전체 교수 워크샵에서 '한방병원 경영효율화(안)' 내용을 의료진에게 일방적으로 고지했다.
 
경희대 한방병원 진료과장 성명서


이에 진료과장들은 한방병원 의료진들과 그 어떤 합의도 없이 진행된 일방적인 정책은 시행할 수 없다며 지난 1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방병원 진료수익 저하가 마치 의료원 경영의 핵심적인 어려움인 양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료과장들은 "의료원 전체로 산정한 당기순손실을 한방병원의 손실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한방병원만의 의료수익과 외래비용을 근거로 손익계산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 그 기능과 위상을 무시한 일방적 병상축소 방안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진료과장들은 선을 그었다.
 
더불어 전공의 감축 문제 역시 전공의들의 비난을 샀다.
 
경희대 한방병원 전공의협의회는 "한방병원 수련의들은 경영상 적자를 이유로 매년 감축 대상으로 논의돼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공의 협의회는 "수련병원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도 일정 수의 전공의를 채용해 교육하는 수련기관의 마땅한 역할을 하고, 실습 받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한방병원 소속 전공의 A씨는 "의료원에서는 한방병동 운영이 돈은 많이 들지만 그에 비해 수익자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결정이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부끄러운 사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방병원 접수센터

현재 경희대 한방병원에는 이 같은 부당함을 알리는 대자보가 곳곳에 붙어있다. 


한편 이번 경희대 한방병원 전공의 감축 및 병상 축소 논란은 상당한 상징성이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방의료의 상징이다. 

이런 경희대 한방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방의료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는 것과 한의학의 정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경희대 한방병원은 2개 병동(96개 병상)을 폐쇄했으며, 중증치료실 또한 경영난의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환자가 줄면 병동을 축소할 수도 있고, 구조조정도 할 수 있다. 어느 조직이던지 마찬가지"라며 "이 문제는 한방병원 내부의 일로 봐야한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방병원 # 경희의료원 # 전공의 # 경희대학교 #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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