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5.28 05:26최종 업데이트 15.05.2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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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모르는 병 '폼페'

소청과·신경과 교수들 진료 지침 제정

"국내 환자 35명이지만 환자 더 많을 것"

# 고개 가누기가 힘들 정도의 근무력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11세 남자 아이는 병원을 찾았다가 '폼페병'으로 진단받았다.

이 아이는 생후 5개월부터 폼페병의 대표 증상인 '근력저하'를 보였지만 11살이 되어서야 확진 받았다. 진단 후 효소치료를 받아 심장 수축능력은 호전됐으나 다른 골격 근육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 인공 호흡기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폼페병을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질환의 조기 진단, 특히 신생아 스크리닝(screening) 검사를 강조하는 이유다.
 
골격근육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온 상태로 발견되면 치료를 해도 효과가 거의 없다.
 
이에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13명은 국내 최초로 폼페병 진료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고, 조기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폼페병은 의료진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리소좀 효소의 하나인 α-글루코시타아제가 부족해 발병하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 장애다.
 
현재 국내 환자는 35명이지만, 의료진들은 진단받지 못한 많은 환자들이 유병 여부를 모른채 살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근육의 손상.

팔·다리 근육이 손상돼 걷기가 어렵고, 호흡기 근육이 망가지면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특히 1세 이하에서 나타나는 '영아형 폼페병'은 심근육에 손상을 일으키며 1년 안에 심장부전 및 호흡부전으로 사망케한다.
 
floppy infant(긴장저하영아)의 전형

1세 이후 나타나는 '후기발병형 폼페병' 역시 영아형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호흡기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가우어(Gower’s sign, 좌) 및 트렌델렌버그(Trendelenburg’s sign, 우) 징후

이번 진료 가이드라인의 편집위원장인 이동환 교수(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폼페병의 가장 큰 문제는 진단의 지연"이라며 "치료법이 있음에도 의료진의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진단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아과 의사들은 근육질환 환자를 보면 폼페병을 의심해야 하는데 희귀질환이라 잘 모른다"면서 "심지어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까지 하고도 진단 안된 경우도 있다.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환 교수

보통 폼페병을 확진받는 시기는 증상이 나타나 처음 병원을 방문한 때로부터 7년이 지나서다. 연구 결과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을 확진받는 데 소요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유한욱 교수는 "폼페병은 치료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이 상당히 중요하다. 치료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면서 "진단 방법은 산성 알파-글루코시다아제(GAA) 효소 활성도 검사와 GAA 유전자 검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환 교수는 "조만간 정부가 탠덤매스(이중질량분석기)를 이용한 신생아 선별검사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방식으로 폼페병을 포함한 7종의 리소좀 축적장애를 검사한다면 비용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병의 치료법은 알글루코시다아제 알파를 이용한 효소 대체 치료(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다. 부족한 GAA의 역할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2009년 국내 출시한 젠자임의 '마이오자임'이 ERT 치료제로, 연간 2억원 가까이 드는 비싼 약제지만 희귀질환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환자 부담은 거의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최영철 교수는 "ERT는 영아형뿐 아니라 후기발병형 환자의 증상, 검사수치, 근육조직변화 및 사망률을 의미있게 호전시켰다"면서 "ERT 치료 환자의 생존율은 35%로, 비치료군 9%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폼페병 # 진료 가이드라인 # 마이오자임 # 젠자임 # 메디게이트뉴스

송연주 기자 (yjsong@medigatenews.com)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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