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2.11 16:45최종 업데이트 18.12.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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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지역 격차 해소에 보건학 인재 양성…10년 의무복무 경쟁력·자긍심 갖게 하겠다"

임준 교수·정형선 교수, 공공의대 설립 방향과 의료 의사인력 증원 필요성 강조

사진:  '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양성 방안 정책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9월 21일 발의된 이후 법안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2022년 서남의대 자리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이 개교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법안 심사를 앞두고 11일 국회에서 '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양성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통해 기존 의대가 의료 인력 부족과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일을 하고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 전문가로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의대 정원을 늘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공공의료 난제 해소하는 공공의대의 설립 방향 제시 돼

공공보건 교육과정과 공공보건 의료에 헌신할 학생 선발 방식을 핵심으로 하는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의 설립 방향이 제시됐다.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는 발표에 앞서 연구를 수행한 자료로 정부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고 전제했다.

임 교수는 기존 의대 인력 양성 방식으로는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어려운 점,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의 수도권 이동이 많은 점을 꼽으며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지방에서 양성된 의료 인력이 서울로 몰린다. 이는 지역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분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며 "지방 국립의대는 교육과정이 1차 의료 양성과 대학병원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공공의료에 특화된 역량이 부족하고 필수 의료에 대한 전망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대 설립 취지는 단순히 지역의 의료 인력 충원이 아니라 필수 보건을 담당하는 지역 보건의료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은 설립되면 공공보건의료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 과정에 따라 기존 의대와 다른 방식으로 공공보건의료에 헌신할 인재가 육성된다. 핵심은 공공보건의료 강화다. 

임 교수는 "서남의대 기존 정원을 벗어나지 않고 우선 49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으로 44명이 선발 된다. 선발 정원은 각 지역별 인구 수 또는 인력 수요에 근거해 지역별로 할당된다. 1차·2차·3차 전형을 통해 지역별 할당인원의 50%에 해당하는 학생이 우선 선발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지역 할당 없이 우수한 인재가 선발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체 의대 입학 정원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 인원으로는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일단 초기에는 지역 분포, 필수의료 보장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의과대학인지, 대학원인지 고민이 있었는데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는 4년제 대학 졸업자 이상 학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는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의 공공의료, 공중보건 및 국가정책수립 과정, 국제 보건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을 뽑겠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교수 선발 방안은 2021년 6월까지 기초의학 교실, 의학교육학 교실 전임교수 채용 완료를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의학교육 평가인증 최소 인력기준 112명(기초의학 25명, 의학교육학 1명, 의료인문학 1명, 임상의학 85명)을 충원하는 방안이다"고 밝혔다. 

그는 "보건의료 강화를 위해 전임교수 직은 국제보건학과 보건한 세부 전공분야로 총 7명을 임용하겠다. 겸임교수직은 예방의학교실 전임교수 4명과 의료인문학교실 전임교수 1명을 겸임교수로 발령해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교육과정은 기존 의과대학과 다르다. MD와 MPH(보건학 석사)을 같이 이수해야 공공의료대학원 졸업할 수 있다. 학교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지속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전문가를 연결해 학생들이 졸업후 실질적으로 공공의료 전문가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학생들은 공공병원 임상의사, 감염병,만성질환 관리 전문가, 공공보건의료분야 정책 전문가, 통일의료 전문가, 국제보건의료 전문가 등 진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의무복무기간을 부여하되 충분한 재정적·행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의무복무 후 경력설계 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 및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10년의 의무복무가 손해 보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 미션을 가지고 중추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의무조건을 만들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왼쪽)와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

공공의대 설립, 의료 인력 부족에 지역 격차 심해진 결과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의대 정원을 늘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충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국제비교 관점에서 한국의 의료인력은 절대 부족 상태다"며 "한국 보건복지인력이 전체 노동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OECD 35개 회원국의 평균인 10.1%에 훨씬 못 미친다. 핀란드, 네덜란드 등 국가들(15~20%)의 3분의 1 수준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16년 한국의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1.9명으로 OECD 평균 3.4명의 절반을 갓 넘는 수준에 그쳤다"며 "OECD 국가의 의대졸업생수는 인구 10만명당 평균 12.5명(2015년)인데 한국은 의대 정원 감축 및 동결 정책으로, 인구 10만명당 평균 의대 졸업자 수가 6명이다. OECD 절반 수준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으로는 앞으로도 10년 동안 계속 의료인력이 부족할 것이다. 지금 늘려도 10년 이후부터 의료 인력 수급 된다.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 의사들은 힘들게 일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환자는 3분 진료에 만족하기 힘들다"며 "지난 2017년 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찰 건수는 16건이다. 의사는 OECD 절반 수준인데 의사를 찾는 방문 수는 두배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임상의사 1인당 연간 의사 진찰 건수도 7140건으로 OECD 평균 2000여 건에 비해 몇 배가 된다. 의사 수를 늘리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본은 지난 10여 년간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를 증원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일본 정부와 의사협회가 공식적으로 선언을 했다. 일본은 정부가 인구에 따라 의사 정원을 유연하게 조절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본이 왜 의사 정원을 늘렸을까.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일본 의사협회에 물어보니 자기들은 의사들이 부족하면 의사들이 피곤하다고 하더라. 의사를 위해서도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의사수는 어느 정도인가. 지방 의사부족 논의가 중요하지만 정부는 지역에 의사를 할당할 수 없다. 오로지 전체 의사 수를 결정하는 일에만 참여할 수 있다. 공공의대가 설립된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왜 의사들이 지방에 안가나. 이유가 있다. 의사를 지방으로 데려오려면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한다"며 "전체 인력이 충분히 제공돼야 의사들이 지방에도 가고, 인기없는 과에도 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의대 입학 정원을 수 년 내에 현재 3058명에서 최소 3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후 의대 입학정원은 의사인력의 수급 추이에 따라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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