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11.23 04:56최종 업데이트 15.11.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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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 4인방의 '폐동맥 고혈압' 입담

"의사들의 더 많은 관심과 협진이 필요하다"

부산‧경남 폐동맥 고혈압 좌담회

부산‧경남 폐동맥 고혈압 좌담회. 왼쪽부터 고신의대 조경임 교수, 부산의대 최정현 교수, 경상의대 박정랑 교수, 인제의대 서정숙 교수.

폐동맥 고혈압의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의들이 꼽는 과제 중 하나는 임상시험 평가기준을 명확히 하고, 임상 데이터를 늘리는 것이다.
 
그동안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6분 보행도 검사'같은 운동능력을 1차 평가지표(primary endpoint)로 삼아, 과연 기능개선 효과만을 살펴본 연구결과로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폐동맥 고혈압(PAH,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전문의들이 지난 10월 급여 출시한 '마시텐탄(제품명 옵서미트)'의 세라핀(SERAPHIN) 임상연구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11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개최한 '부산‧경남 폐동맥 고혈압 좌담회(부산 비노시티)'에서는 세라핀 연구를 통해 바라본 폐동맥 고혈압의 임상 방향과 예후 예측인자가 대두됐다.
 
세라핀 연구가 기존 치료제들의 연구와 가장 다른 점은 사망률을 포함한 복합 평가변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사망률, 심방 중격 절개술(atrial septostomy), 폐이식(lung HEN antation), 악화현상(worsening) 등을 1차 평가지표로 엄격하게 정의했다.
 
이러한 지표는 2년이라는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평가됐고, FDA로부터 승인 받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임상 대상자가 참여했다.
 
부산의대 순환기내과 최정현 교수는 "기존 임상연구는 환자수가 너무 적고, 단기 경과추적을 한 후 예후를 추정하는 식인 반면 세라핀 연구는 7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 간 장기 추적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특히 운동능력만을 봤던 기존 연구와 달리, 사망률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나올 연구는 최소한 이런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기틀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총 742명의 폐동맥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라핀 임상 결과, 마시텐탄 10mg 및 3mg 복용군은 위약군에 비해 폐동맥 고혈압으로 인한 이환율과 사망률이 각각 45%와 30% 낮게 나타났다.
 
최 교수는 "742명의 환자 등록이 가능했던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메이저 폐동맥고혈압 클리닉이 모두 참가했기 때문"이라며 "2년 추적 연구 결과, 죽을 뻔한 환자 6명을 살렸다. 부작용 발현율은 기존 약제와 비슷하게 4% 였으며, 고용량(10mg)과 저용량(3mg)의 부작용 발현이 비슷해 고용량 사용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또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제 '보센탄(제품명 트라클리어)'의 단점 중 하나가 실데나필과 병용할 때의 약물 상호작용 이었는데, 마시텐탄은 약물 상호작용이 훨씬 좋아 병용요법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제의대 순환기내과 서정숙 교수 역시 세라핀 연구가 사망률을 향후 예후 예측인자로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 교수는 "세라핀은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랜드마크가 될만한 스터디"라며 "운동능력 향상을 확인한 환자도 생존율이 더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아 평가지표(6분 보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았는데, 마시텐탄은 엄격한 기준으로 장기간 추적했는데도, 생존율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시텐탄이 기대되는 약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지금까지의 약이 증상을 개선하는 것에 그쳤다면 마시텐탄은 사망률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고 못박았다.
 
늦은 진단, 의사의 관심과 협진 절실
 
이날 좌담회에서는 환자 발굴을 위해 진행한 환자등록사업 결과 발표를 통해 진료과목 간 협진과 의사 인지도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 환자 2천여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으로, 의사와 환자 모두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상당히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진단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1차 의료기관을 찾아도 진단장비인 PFT나 심장초음파가 없어 진단되지 않는 상황이 많고, 증상이 COPD와 유사해 질병 감별진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폐동맥 고혈압은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WHO/NYHA 기능분류 1기와 2기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은 생활이 불가능한 3~4기에 시작한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더 긴 것으로 보고되기 때문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심각한 장애가 생기지만, 조기 치료할 경우 기능적 호전을 보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를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인지도 증가뿐 아니라 진료과 간의 효과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008년 1월 순환기내과, 류마티스내과, 소아청소년과, 호흡기내과 등 4개과는 각 학회를 주축으로 TFT를 구성해 35개 대학병원에서 환자 등록 사업(KORPAH, 2008년 9월~2012년 등록)을 진행했다.
 
등록된 625명의 환자는 △평균 폐동맥압(mean pulmonary artery pressure, mPAP)이 25 mmHg를 초과 △폐모세혈관쐐기압(pulmonary capillary wedge pressure, PCWP)이 15 mmHg 미만 또는 도플러 심초음파로 폐동맥수축기압(pulmonary arterial systolic pressure, PASP)이 40 mmHg 초과 등의 진단 기준을 만족했다.
 
이 결과, 우심도자술(Right Heart Catherization) 기준에 만족하는 환자는 40%로 진단 시 평균 연령이 약 48세였으며, 여성이 80.5%(503명)를 차지해 여성 지배적 질환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주진료과인 순환기내과뿐 아니라 류마티스내과에서의 등록이 많았다는 것과, 신환(incident cases)이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다.
 
고신의대 순환기내과 조경임 교수는 "류마티스내과의 등록 활성화로 결합조직질환과 관계된 폐동맥고혈압(CTD, Connective Tissue Disease)이 57.6%에 달했으며, 선천성심질환(CHD, Congenital Heart Disease) 25%, 특발성 폐동맥고혈압(Idiopathic pulmonary arterial pressure, IPAH)이 23%였다"면서 "WHO 기능분류는 대부분 후기인 3기가 많았고, 2~4기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신환은 297명으로, 여러 과가 협진해 관심을 갖고 등록하면 새롭게 발굴되는 환자가 절반에 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류마티스내과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발굴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발병률은 인구 백만명당 1.9명이었다.



그는 "약물 치료로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사회생활도 가능해지고 사망률도 낮출 수 있음에도, 치료 시작이 어렵다"면서 "일선 의사들, 특히 순환기내과 의사들이 이 질환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환자 치료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의대 순화기내과 박정랑 교수는 72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진단된 사례를 소개하며, 의사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2012년 처음 우리 병원에 온 72세의 남자 환자는 나이가 많아 COPD로 오인했다. 때문에 호흡기내과에서 치료를 하다가 아무런 효과가 없자 순환기내과로 옮겨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고령의 나이에 진단되는 케이스를 보며 의사의 더 큰 관심과 협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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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 기자 (yjsong@medigatenews.com)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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