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7.09 06:06최종 업데이트 18.07.0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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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차별 경험 있는 전공의, 우울감 위험 증가 등 정신건강 위협

고려대 김승섭 교수, 보건사회연구 학술지에 '전공의의 직장 내 차별경험과 정신건강 연관성' 논문 게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전공의들이 우울감 위험이 높아지는 등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직장 내 차별은 남성(10명 중 2.7명) 보다 여성 전공의(10명중 4.2명)가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는 지난 6일 한국연구재단 KCI 등재학술지인 '보건사회연구' 여름호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 주제의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014년 전국 25개 전문과목 전공의 1155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단면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이 중 남성 전공의는 798명, 여성 전공의는 357명이었다. 

분석결과, 남성 전공의 798명 중 216명(27.1%), 여성 전공의 357명 중 153명(42.9%)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전공의는 '출신학교(32.4%)'와 '나이(27.3%)'를 주요 차별 요인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성별(24.1%), '성적(19.4)', '외모(10.2%)' 등의 순이었다. 여성 전공의는 '성별(69.3%)'이 가장 높았고, '출신학교(30.7%)', '나이(16.3%)', '외모(11.8%)', '성적(9.2%)' 등의 순으로 차별을 많이 겪었다고 응답했다. 

김 교수는 "킴(Kim)과 윌리엄(Williams)이 2012년 한국 1만1544명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도 직장 관련 차별 경험은 남성의 경우 학력, 여성의 경우 성이 주된 차별의 이유로 보고됐다"며 "한국 사회에서 전문직인 여성 의사에게도 성(gender)이 차별의 주된 이유로 작용하는 것은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은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정신건강) 등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분석은 변형된 포아송 회귀 분석(Modified Poisson Regression Model)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는 유병률(Prevalence Ratio, PR)과 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으로 제시했다.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N=1,155). 자료=논문 발췌.

성별 구분 없이 전체 전공의에서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한 경우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지 않은 전공의 보다 심리적 스트레스(PR: 1.79, 95% CI: 1.37-2.32)가 1.79배 높았고, 우울감(PR: 1.41, 95% CI: 1.24-1.60)은 1.41배, 자살 생각(PR: 1.52, 95% CI: 1.08-2.15)은 1.5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전공의의 경우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심리적 스트레스(PR: 2.27, 95% CI: 1.65-3.12), 우울감(PR: 1.56, 95% CI: 1.32-1.83), 자살 생각(PR: 1.61, 95% CI: 1.04-2.49) 모두에서 연관성이 나타났다. 반면 여성 전공의의 경우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우울감(PR: 1.22, 95% CI: 1.00-1.48)만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남성 전공의가 경험한 직장 내 차별의 경험 요인이 많아질수록 우울감의 유병률비가 증가하는 양-반응 관계를 보였다. 여성 전공의는 직장 내 차별 경험 요인이 많아질수록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의 유병률비가 증가하는 양-반응 관계의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우울감과 자살 생각에서만 나타났다.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지 않은 남성 전공의보다 두 가지 이상 요인으로 차별을 경험한 남성 전공의는 심리적 스트레스 2.17배(95% CI: 1.42-3.33), 우울감 위험 1.56배(95% CI: 1.25-1.95), 자살 생각 위험 1.39배(95% CI: 0.72-2.67) 높았다. 여성 전공의의 경우 심리적 스트레스 1.41배(95% CI: 0.84-2.37), 우울감 위험 1.45배(95% CI: 1.16-1.80), 자살 생각 위험 2.27배(95% CI: 1.20-4.3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전공의들이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하게 되면 우울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음주, 흡연, 약물 사용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직장 내 차별경험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공의의 건강을 해친다"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의 의료업계 평가기관인 종합의료협의회(General Medical Council)의 수련 교육과정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공의의 정신적 불건강은 환자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 모두 설문지를 통해서만 측정돼 한계가 있다"며 "향후 생체지표, 의료기록, 행정자료를 이용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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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기자 (mrkwon@medigatenews.com)제약 전문 기자.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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