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6.24 05:32최종 업데이트 16.06.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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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진료비=1500원'의 현실

10년째 상한액 1만 5천원…한의원은 2만원


 
"간호사가 '진료비가 4500원입니다'라고 이야기해도 결국 1500원만 받는 상황이다."
 
65세 이상에 적용되는 노인정액제로 인해 농어촌 지역 동네의원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노인정액제란 65세 이상 노인 환자에게 외래진료비가 1만 5천원 이하인 경우, 본인부담금을 1500원만 내게 하는 제도다. 

총 진료비가 1만 5천원에서 10원만 더 나와도 진료비의 30%를 본인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동네의원에 적용되는 노인정액제 상한가는 16년째 1만 5천원으로 묶여있다. 

진료비 1500원에 익숙한 노인 환자들에게 4500원 이상의 진료비를 받기란 쉽지 않다.

1500원만 내겠다는 노인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하는 수 없이 1500원만 받으면 손해도 손해지만 정직하게 진료비를 받는 인근 의원과도 불편한 사이가 돼버린다.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다가 환자 유인행위로 적발돼 의료법 위반으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병원을 자주 찾는 노인들에게 4500원 이상의 진료비는 기본적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또 1500원과 4500원의 상관관계를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다.
 
4500원 내라고 하면 도둑놈이라고 욕하거나, 1500원만 던져주고 가는 노인환자는 의료진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실제로 농촌지역 의료기관 35% 이상이 실제 정액대로 진료비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진료비가 부담스러운 노인들이 진료를 줄이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만성질환자가 되거나 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의협 추무진회장, 김재왕 경북의사회장, 김광림 의원, 이필수 전남의사회장

이런 상황이 10년째 개선되지 않자 전남의사회(회장 이필수)와 경북의사회(회장 김재왕)가 23일 노인정액제의 빠른 제도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직접 국회에 방문했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이필수, 김재왕 회장은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방문해 전남·경북 도민 6만 5천여명의 서명을 받은 '노인 외래본인부담 정액제 개선을 위한 범도민 서명부'를 전달했다.
 
전남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전남과 경북은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많고 피해가 커 노인정액제에 민감하다"면서 "본인부담금이 갑자기 3천원 이상 오르게 되니 어르신들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을 키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필수 회장은 "이것은 훗날 건강보험 재정을 더 악화시키고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제도"라며 "이런 구조로는 노인들은 주사하나 맞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의원에서는 노인정액제 상한가가 2만원으로, 하루치 약과 침 등을 포함해도 본인부담금이 2100원으로 나와 환자들이 병원보다 한의원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필수 회장은 "이런 상황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지난 4월, 노인정액제 문제에 공감하고 실행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좀처럼 속도가 나지 상황.
 
김재왕 회장은 "2, 3년 전부터 개선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도 해결 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의료분야정책 우선순위에 노인정액제가 있었던 만큼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무진회장과 이필수, 김재왕 회장은 노인정액제 관련 4가지 개선안을 김광림 의원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가지 개선안은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1만 5천원인 상한가를 2만원으로 상향조정 ▲30%인 정률 조정 ▲구간을 1만 5천원~2만 5천원, 2만 5천원~3만 5천원으로 정해 구간별로 본인부담금을 조정하는 것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정액제 # 전라남도의사회 # 경상북도의사회 # 김광림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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