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서울과 인천의 오피스텔 시세지수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떨어졌다. 오피스텔 중 특히 주거용 상품, 일명 아파텔은 지난해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역대 최대 거래건수를 기록할 정도로 투자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15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월간 KB 부동산시장 리뷰’에 따르면, 올 1월 서울의 오피스텔 시세지수 변동률은 전년 동월 대비 9.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9.9% 상승폭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인천도 지난해 12월 19.2%에서 올 1월 18.7%로 0.5%포인트 감소했다. 서울과 인천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매월 시세지수 상승폭을 키워왔으나 올 들어 상승폭이 줄며 1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던 경기지역은 1월 상승률이 14.01%로 전월(17.03)보다 3.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전국 오피스텔 시세지수 변동률도 1월 12.4%로 전월에 비해 1.7% 감소했다.

오피스텔 특히 아파텔은 지난해 아파트 규제 풍선효과로 수요가 크게 몰린 바 있다. 아파트와 동일한 내부 구조를 가진 물량 공급이 늘어난 데다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고 각종 부동산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건수는 총 6만385건으로 전년도 4만8768건보다 23.78% 늘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이다. 거래금액은 13조9867억원으로 14조원에 가까운 돈이 오피스텔 시장에 몰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5조 3271억원), 경기(4조 5425억원), 인천(1조 5206억원) 등 수도권이 80% 이상 집중됐다.
청약경쟁률은 26.3대 1로 처음으로 아파트(19.3대 1)를 앞질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에는 12만명이 몰리며 경쟁률 1398대 1을, 서울 영등포구 ‘신길AK푸르지오’ 역시 경쟁률이 1312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오피스텔 과열 분위기도 이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올 1월부터 오피스텔·주상복합 등 비주택 담보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오피스텔 열기가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까지 오피스텔은 비주택으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매매가의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정부는 규제 지역에서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을 50실 이상 분양하는 경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한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 매수 시 목적성을 분명히 하되 붐은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지 규모가 크고, 아파트와 세대가 섞여 있다든지, 단지 브랜드 등을 고려해 향후 매각에 유리한 방향으로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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