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거래량과 투자수익률이 모두 늘어나며 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강도 규제로 집값이 하락 반전한 가운데 위드 코로나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모습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오피스와 상가 투자수익률은 1년 전인 2020년 4분기에 비해 모두 상승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 들자 그해 분기별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 초중반(1.32%~1.64%)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2.11%의 수익률을 보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익률(2.10%)을 뛰어넘었다.
상가시장에도 온기가 감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대형 상가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중대형 상가는 2020년 4분기 투자수익률이 1.38%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분기 1.83%로 0.45%p 올랐다. 같은 기간 소규모 상가는 1.21%에서 1.56%로, 집합 상가가 1.44%에서 1.66%로 뚜렷한 회복세다.
투자수익률이 상승하며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부동산원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34만6267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33만5556건과 비교해 약 3.2%가 증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12월 거래량까지 합지면 역대 최대치인 2017년 거래량(38만4182건)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9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총액은 35조7550억9266만원, 건수는 1만4053건으로 이미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1~9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와 달리 전매 제한이 없고 주택 수에도 계산되지 않는다. 또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등 다주택자 세금 중과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국토교통부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를 근절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분양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탄탄한 일자리나 배후 주거수요를 갖춘 지역은 매수세가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IT 관련 회사들이 몰리며 호황을 맞은 분당 역세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6.8%였던 반면,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명동상권은 50.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올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단계별 일상회복 추진에 따라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투자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주거 상권이나 역세권, 업무지구 등이 있어 배후 수요가 풍부한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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