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서울 시내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권 역시 15억원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135㎡(전용면적) 초과 대형 아파트의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20억2692만원으로 집계됐다. 대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9억9841만원에 비해 2850만원 올랐다. 지난해 8월 18억5538만원과 비교하면 1억7154만원 오른 가격이다. 1년 새 9.2% 뛴 셈이다.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강북 14개구의 평균 매매가격도 15억1213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1월 14억3295만원으로 처음으로 14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8개월만에 다시 또 평균 매매가가 1억원가량 뛰었다. 강남 11개구는 지난 3월 21억890만원으로 21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에는 21억8988만원으로 22억에 육박하고 있다.
대형아파트 가격은 서울 시내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 9억8503만원 대비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강북권의 전체 평균 가격은 7억6257만원, 강남은 11억8195만원이다.
강북 지역 중에서도 특히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대형 아파트 값이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다.
마포구에서는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138.08㎡가 지난 11일 20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8억3000만~19억원에 거래됐던 데 비하면 한달 만에 2억원 가까이 시세가 올랐다. 이 단지 160.39㎡도 지난달 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지막 거래인 지난해 6월 18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1년새 3억원 넘게 급등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235.31㎡는 지난달 17일 53억원에 거래됐다. 7~8월 중 신고된 강북권 아파트 중 최고가 거래다. 지난 1월 48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난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5억원이 더 올랐다.
또 다른 초고가 아파트 단지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136.56㎡는 지난달 40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인근 '갤러리아포레'도 지난 1일 195.2㎡가 3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강 이남에서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235.74㎡가 지난달 54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7~8월 거래된 서울 내 아파트 중 최고가로, 타워팰리스 1~3차를 통틀어 역대 최고가다. 2006년 43억2000만원에 거래된 후 14년 간 거래가 없다가 단숨에 11억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
서초구에서도 반포동 '반포자이' 244.97㎡가 지난 25일 46억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에도 같은 가격에 거래된 이 평형은 직전 거래인 2018년 2월 29억7400만원과 비교하면 가격이 50%나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주택은 정부가 규제하고 중저가 주택은 정부가 지원하는 상황"이라며 "초고가주택은 거래가 위축되는 속에 숨고르기 장세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똘똘한 한 채' 전략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어 수요가 그렇게 떨어지진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당분간 매수자와 매도자간 힘겨루기 장세로 접어들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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