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 주요 상권들이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청담·홍대 등 ‘MZ세대’가 주로 찾는 지역들은 공실률을 다소 회복하며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20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쿠시먼)가 발표한 ‘리테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청담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6대 상권(명동, 강남, 홍대, 가로수길, 한남·이태원, 청담) 중 유일하게 공실률이 준 것이다.
업계에선 MZ세대의 명품 소비 패턴이 청담 상권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청담은 구매력이 높은 40~50대가 찾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들의 명품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쿠시먼 측은 "청담동은 3~4년 전 장기 불황과 유통 구조 변화 등으로 브랜드들이 철수하며 침체했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다수 입점하며 상권 부활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홍대의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14.1%로 전년 동기 대비 5.9% 높아졌으나 전분기보다는 3.3% 하락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 역시 코로나19 위기를 피하지 못했으나 최근 젊은 소비자를 노린 매장들이 다수 문을 열고 유동인구도 회복되는 모습이다.
남신구 쿠시먼 리테일임차자문팀 이사는 "홍대는 지난해 10~20대를 노린 굵직한 매장들이 여럿 들어왔다"며 "젊은층이 자주 찾는 곳인만큼 코로나19 시대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입정을 고려하는 곳이어서 다른 상권들과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성수동과 한남동 상권 등도 젊은층이 선호하는 맛집과 카페 등이 늘며 발길이 몰리고 있다. 반면 명동·가로수길 등 전통적 상권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명동의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49.9%로 전년 동기(23.0%) 대비 두배 이상 높아졌다. 전분기 48.3%와 비교해도 1.6%포인트 추가로 늘어났다.
가로수길 역시 2020년 4분기 19.1%던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 36.7%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분기(37.5%)보다는 0.8%포인트 감소했지면 여전히 높은 공실률이다. 남 이사는 "명동과 가로수길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곳인 만큼 하늘길이 열리는 타이밍에 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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