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서울 아파트 급등에 따른 풍선효과로 매수세가 몰렸던 경기도 아파트 실거래가가 30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서울의 대체 주거지로 꼽혔던 경기도 집값도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67.4를 기록, 전월의 167.6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5월 이후 2년6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실거래가지수는 거래신고가 2회 이상 있는 동일 단지·면적의 주택 실거래 가격 변동률을 이용해 지수를 산출한다. 지난해 10월 6억5700만원이었던 경기도 지역 아파트 평균가격 역시 11월에는 6억4400만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경기도 지역 아파트 실거거래지수는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대체지인 경기도 일대로 몰리면서 2020년 초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2020년 초 103.8이었던 이 지수는 2021년 초 131.9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9월에는 165.1까지 올랐다. 2년 동안 평균 실거래가가 60% 가까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KB부동산 통계로도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경기도 지역 아파트값은 평균 42.49%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가격 상승세는 급격히 둔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12.98%였던 경기도 아파트 상승률은 하반기 9.75%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 같은 실거래가 하락은 장기간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안양, 시흥, 동두천, 의왕 등에서 가격 하락 현상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84㎡(전용면적)는 지난해 8월 13억원에 거래됐지만 두 달 후인 11월에는 1억9500만원 떨어진 11억5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최근 한달간 아파트 실거래를 직전 1개월과 비교해 보면 거래자체도 감소한데다 신고가보다 신저가 거래비율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수원권선, 하남, 의왕, 오산, 용인 기흥 일대에서 종전보다 낮게 거래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어. 이어 "금리인상 여신규제 강화, 계절적 비수기 등이 겹치며 당분간 거래시장이 숨을 고를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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