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장세희 기자]임인년(壬寅年) 우리 수출은 7000억달러를 돌파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선방에 힘입어 수출 호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 중 1200원을 돌파해 수출기업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일 무역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지난해 6400억달러보다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1조2652억달러로, 지난해 1조25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과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수입 수요 개선, 주요국의 확장적 정책 기조 유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글로벌 협력 공조 강화 등이 수출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확대,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은 악재로 지적된다.
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CT, 석유화학, 일반기계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255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단가 상승과 생산능력 확대로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557억달러를 예상했다. 반면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철강(-9.0)과 자동차부품(-1.0), 선박류(-5.0), 가전(-8.0) 등은 단가 하락과 반도체 공급난, 수주 감소, 해외 생산 확대 등의 여파로 수출 부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180~1230원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 긴축, 외국인 배당 수요 송금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중 1200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경기 호조 등이 맞물리면 이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기 고점은 1250원 선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 투자자의 위험 추구 성향이 약해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 가치가 높아진다.
하반기에도 미국의 경제 성장이 양호한 데다 미국·유럽 금리차 확대 등의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약보합을 전망한다"면서 "하반기에는 긴축 기조가 커지면서 V자로 완만하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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