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올 한해 소비자들이 찾은 인기카드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할인·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조건카드'였다. 카드사들이 앞 다퉈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새로 선보였지만 수수료 인하로 혜택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조건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올해 인기 신용카드 10위권 안에 무조건카드가 5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1위는 무조건카드의 대표격인 '현대카드제로 에디션2(할인형)'이다. 이 카드는 연회비 1만원에 실적 조건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 청구할인, 생활 영역에서 1.5%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2위는 생활비 할인카드인 ‘신한카드 미스터라이프’, 3위는 'NH농협 올바른 플렉스 카드'가 차지했다. 오는 31일부터 신규발급이 중단된 '신한카드 더모아'가 4위, 또 다른 무조건카드인 '신한카드 딥드림'이 5위를 기록했다.
체크카드에서도 연회비 5000원에 전월실적 조건 없이 네이버페이 포인트 월 최대 2만점까지 적립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 우리카드 체크'가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우리 카드의정석 쿠키 체크'(2위), '우리010PAY체크카드'(3위), '신한카드 딥드림 체크'(4위), '우리#오하쳌(오늘하루체크)'(5위)가 이었다.
올해 카드사들이 PLCC를 쏟아냈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건 모든 가맹점에서 실적 조건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조건카드였다. 지출금액이 적거나, 특정 혜택에 집중된 PLCC를 발급받기엔 자주 쓰는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아 카드 혜택이 큰 차이가 없는 이들이 무조건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 추가인하로 소위 '혜자카드'로 불리는 카드들이 단종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기준 올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신규 신용카드 수는 199종, 체크카드는 33종으로 최근 5년 새 최대치다. 하지만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올해 신상카드는 '현대카드Z 패밀리'(11위), '비씨 시발카드'(16위), '현대카드M 부스트'(18위) 3종이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무조건 카드는 생활비(고정비) 할인 카드와 함께 스테디셀러가 될 것"며 "언택트 할인을 갖춘 생활비 카드나, 기본 할인·적립 외에 특화된 영역에서의 혜택을 갖춘 무조건 카드가 내년에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카드고릴라 웹사이트에서 집계된 각 신용·체크카드 상품조회수와 신청전환수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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