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30 11:09

[단독]신보 상임이사에 금융위 출신 내정…文정권 말 또 꽂힌 관피아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금융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 상임이사에 금융위원회 과장급 인사가 내정됐다. 핵심 요직인 상임이사 자리를 관(官) 출신이 꿰차면서 지난해 신대식 감사 연임을 놓고 내홍을 겪었던 신보에 또다시 잡음이 일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공정’을 외치며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을 맞아 ‘낙하산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창규 신보 상임이사의 후임으로 조충행 전 금융위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4급)의 내정이 확정됐다. 조 전 담당관의 발령은 이르면 내년 1월3일로 알려졌다. 첫 출근일은 박 상임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내년 1월4일 바로 다음 날이다.
1963년생인 조 전 담당관은 1991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협력과, 금융정책과와 금융위 은행과, 서민금융과 등을 거쳤다. 이후 금융위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을 마지막으로 최근 공직에서 물러났다.
조 전 담당관 내정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신보 등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료 출신 낙하산, 소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절차의 정당성 여부다. 신보는 지난달 말부터 상임이사 선임을 위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수차례 열었다. 하지만 이미 금융위 과장급 인사 내정설이 파다했던 만큼 명분을 위한 임추위 개최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기재부와 금융위가 적체된 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산하기관을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보 상임이사는 기본임기 2년에 한 차례 연임(1년)을 통해 통상 3년까지 채우는 게 관행이었다. 노조는 박 상임이사가 이례적으로 연임 없이 2년 임기로 물러나는 것에 대해 정권 말 밥그릇 채우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상임이사는 기재부 출신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무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2800여명이 근무하는 조직에 단 6명뿐인 임원으로 오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라며 "기재부·금융위가 자신들의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산하기관을 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 전 담당관 내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공정’이 무시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인사라고 반발한다. 노조 관계자는 "외부 출신은 정부 등 대외 관계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과장급 인사로 소통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조 전 담당관의 첫 출근일인 내년 1월5일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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