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8 11:06

금융권 연말 인사 '우먼파워' 뜬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연말 금융권 임원 인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여성 인재의 전면배치가 공통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하면서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문화가 만연했던 금융권에도 유리천장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일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여성 리더를 전진 배치했다. 최근 1기 수료자를 배출한 하나금융그룹의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등의 여성 인재풀이 적극 활용됐다. 하나 웨이브스 1기 수료자 총 34명 중 은행 소속 여성 인재는 22명.
이 중 박영미 손님행복본부장 및 고금란 영업지원본부장 등 2명이 여성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김소정 디지털경험본부 부행장과 이인영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김미숙 연금사업본부장을 포함하면 하나은행의 여성임원 및 본부장은 총 5명으로 늘었다. 모두 70년대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여성인재의 중용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며 "혁신 마인드와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안에서는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이 신한금융 디지털·ICT 전문 계열사인 신한DS 대표로 내정돼 신한금융 내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조 신한DS 대표 내정자는 신한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만든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 1기 출신이다. 신한금융 내 디지털 사령탑인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자리에도 처음으로 여성 인재가 기용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IBM, SKT 등을 거친 디지털전환(DT) 전문가 김명희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이 내년 1월1일자로 신한금융 CDO(부사장)으로 취임한다.
KB금융은 2018년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 기록을 쓴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에게 1년 추가 임기를 부여했다. 5대 금융그룹 중 여성 계열사 CEO를 보유한 곳은 KB와 신한 두 곳이 된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임명된 이수경 농협은행 부행장이 유일한 여성 임원이었는데, 이달 이현애 부행장이 승진하면서 두 명의 여성 부행장이 자리하게 됐다.
여성 임원이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금융은 아직 임원인사 전이다. 올해 6월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 우리윙1기 60명을 선발해 여성 인재의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여성 임원 중용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성 임원이 거의 배출되지 않던 금융당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각 부문별 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인 부원장보 선임 인사에서 창립 22년만에 첫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이 나왔다. 김미영 불법금융대응단 국장이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에 선임됐다. 금감원에 외부 출신 여성 임원은 있었지만 내부 승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원장보는 불법금융대응단 국장 재임 시절 불법대출 광고에 자주 등장한 가상의 인물 '김미영 팀장'과 이름이 같아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남성 중심의 문화를 탈피해 출신,성별 등을 따지기 보다 능력 위주로 중용하는 인사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임원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여성 중용 사례가 늘어난 것도 변화와 혁신이 절실한 금융환경을 반영한다. 또 금융권이 전세계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성 임원들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유리천장을 깨는 금융권 여성 인재 발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MZ세대 등장 등 소비세대가 세분화 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초개인화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디테일한 손님관리 등 섬세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여성 리더들의 역할이 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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