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대형 카드사와 중소형 카드사의 점유율 격차가 더욱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위권 카드사들은 1위와의 격차를 좁힌 반면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점유율을 뺏기며 고전했다. 여기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가 간편결제를 앞세워 결제액을 확대하면서 향후 중소형 카드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전체 신용판매액(기업구매 제외한 개인·법인) 기준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7위 카드사인 하나카드의 점유율 차이는 약 3배에 달한다.
신한카드는 올 3분기 점유율 21.45%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2위권 다툼에서는 삼성카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올 들어 개인 신용판매액을 늘리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삼성카드는 18.9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와의 차이를 2.49%포인트까지 좁혔다. 2017년 1분기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 2분기때보다 점유율 격차를 0.18%포인트 더 따라잡았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17.59%, 16.51%를 기록하면서 3, 4위를 유지했다.
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순위는 그대로지만 점유율이 떨어졌다. 7위인 하나카드는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떨어진 7.26%를 기록하며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9.34%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떨어지면서 5위, 우리카드는 0.12%포인트 오른 8.89%로 6위를 기록했다.
최소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점유율 격차는 해가 갈수록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카드사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중소형 카드사들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네이버페이 결제액(9조8000억원)은 중소 카드사(롯데·우리·하나카드) 평균 결제액 10조7000억원 수준에 육박했다. 우리카드의 자체 가맹점 구축 계획, 롯데카드의 디지털 컴퍼니로의 변신 등이 이러한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중소형 카드사의 절박한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점유율은 마케팅 여부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며 "예전보다 출혈경쟁의 강도가 낮아지면서 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중소형카드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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