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연말을 앞두고 카드업계에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카드 수수료가 또 다시 인하되는 가운데 비용을 줄이기 위한 추가 인력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중 KB국민·롯데·우리카드 세 곳이 희망퇴직을 마무리했거나 진행 중이다.
우리카드는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1966~1967년생과 소속장급을 대상으로 소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10명 안팎으로 신청을 받았다.
롯데카드도 최근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48개월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지급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같은 조건으로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10여명이 신청했다.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는 연내 추가 희망퇴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수익 감소 등 내년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을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드사들은 올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8개 전업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32.2% 늘어난 2조226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최대 0.3%포인트 인하된다. 실질 경감금액은 4700억원이다. 이미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적자상태인 카드사들은 향후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카드론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수수료 수익 적자를 만회해오던 대출 사업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 등 비용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관계자는 "향후 조달금리 상승, 가계부채 규제로 인한 대출수익 감소, 대손 증가 등을 감하면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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